블룸버그 "원화 거래 비중, 달러 제쳐"
1년 새 3배... 4만5000달러 선도 넘봐
한국 투자자들이 올해만 3배 가까이 뛴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상승장의 '일등공신'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코인 폭락장에 기름을 부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나라인 한국이 공교롭게도 최근 코인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씨씨데이터(CCData) 자료를 인용, 지난달 비트코인을 거래한 법정 화폐에서 원화가 처음으로 달러를 추월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업체는 2021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모았는데, 원화 비중이 달러를 넘어선 건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거래된 비트코인의 법정 화폐 중 원화 비중은 42.8%였다. 9월부터 현재까지 원화의 시장 점유율은 약 41%로 약 17% 증가한 반면, 달러 점유율은 약 40%로 같은 기간 11% 감소했다. 가상화폐 시장에 원화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은 물론 한국 투자자들이 최근 가파른 상승장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지난해 코인 시장이 폭락하면서 고점에 발목을 잡혔던 한국 투자자들도 수익률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덮은 고금리와 맞물려 권 대표가 개발한 코인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은 줄줄이 무너졌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권도형이 나고 자란 나라"라고 소개하며 "지난해 5월 테라가 붕괴하면서 한국 가상화폐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다만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은 미국에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커지면서 한국을 큰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최근 비트코인은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며 4만5,000달러(약 5,903만 원) 선을 넘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4만3,700달러에 거래가 이뤄졌다. 올해 초 1만6,000달러 선에서 약 3배 가까이 몸집을 키운 결과다. 비트코인이 4만5,000달러에 오를 경우 2022년 4월 이후 약 1년 반 만의 기록이다. 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은 한 달 새 30%가량 뛰며 6,000만 원을 찍었다.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지면서 미국이 주도해 온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날 것이란 전망이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현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 10여 곳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