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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법 지금이라도 처리 안 될까" 의료계 뒤늦은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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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법 지금이라도 처리 안 될까" 의료계 뒤늦은 미련?

입력
2023.12.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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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보다 비대면 허용 범위 좁은 개정 의료법안
의사·약사단체, 이전 반대 접고 "법안 신속 처리를"
국회 "시범사업 중이라 국민 편의 높아 곤란" 난색

지난 5월 30일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과 관련해 비대면 진료 과정이 취재진에 시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30일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과 관련해 비대면 진료 과정이 취재진에 시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비대면 진료의 대폭 확대를 예고하면서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의사·약사 단체들은 국회를 상대로 '비대면 진료법'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법안이 정부안보다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인데, 당초 의료계가 이 법안마저 부정적으로 여겨 반대했던 점을 감안하면 고육책을 꺼내든 셈이다.

그러나 국회는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 형태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거스르는 입법에 나서기가 곤란하다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참에 비대면 진료 영역을 단계적으로 늘려 국내 의료시스템에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라 의료계와의 갈등 격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난 1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15일 시행을 예고한 이후 복지위 소속 의원실에는 '비대면 진료법을 지금이라도 빨리 논의해 달라' '새 법안을 발의해 규제 필요 여론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주로 의사단체, 약사단체, 환자단체와 이에 동조하는 시민단체가 제기하는 민원이다.

복지부 발표안에는 비대면 진료 허용 대상을 △질환에 관계없이 6개월 이내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 △섬·벽지, 응급의료 취약지(98개 시군구) 거주 환자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휴일(토요일 오후 1시 이후) 및 야간(평일 오후 6시 이후)에는 '기존 18세 미만 소아나 대면진료 경험 환자' 제한을 풀어 누구나 진료 이력과 상관없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비대면 진료 정의한 의료법 개정안, 의료계 반발에 논의 지연

지난 1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진과 약물 오·남용 가능성을 들어 비대면 진료 시행에 반대해 온 의료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는 "정부가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며 규탄 성명을 내고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금 제동을 걸지 않으면 정부가 추가로 규제를 풀 수 있고, 의사·약사의 진료·처방 권한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깔려 있다.

의료계가 급히 찾은 방책 중 하나가 국회를 상대로 한 규제 입법 요구다. 구체적으로 지난 4월 정부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본격화하기 전까지 논의됐던 의료법 개정안을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해 달라는 것이다.

그간 복지위는 2021년 10월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 범위를 논의했다. 해당 법안은 △진료는 대면 진료가 원칙이고 비대면 진료는 보완 수단임을 명시 △섬·벽지 거주자, 교정시설 수용자, 군인, 무의식 환자, 거동 곤란 환자에 한해 초진 허용 △만성질환자 및 정신질환자, 수술·치료·중증·희소난치 환자에 한해 재진 허용을 골자로 하는데, 이번 정부 방침보다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가 좁다.

당초 국회와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에 맞서 시행됐던 비대면 진료 한시 허용 기간이 끝나는 지난 5월까지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비대면 진료에 반대하는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히자 "계속 논의하겠다"며 사실상 처리를 유보했다.

국회는 의료계 요구에 "지금 법안을 처리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복지위 관계자는 "국민이 편하게 이용하는 정책에 국회가 규제를 가하는 건 어렵다"며 "정부 시범사업 전에 법안이 통과됐다면 논란이 줄었겠지만 지금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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