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중 3명이 여성… '서오남 탈피' 尹 지시 반영
정치인 떠나고 관료·학자… 후속 인사 참신성 관건
내주 장관급 추가 대규모 인선… 외교부·국정원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개각에서 3명의 여성 장관을 중용했다. 교체한 6개 부처 장관 가운데 절반에 달한다. '서오남'(서울대 출신·50대 이상·남성)에 치중된 기존 내각과는 달라진 변화다.
다만 인재 풀은 여전히 좁았다. 상대진영까지 아울러 폭넓게 발탁하기보다는 장관들의 총선 출마로 빈자리에 관료와 학자 출신을 주로 기용했다. 윤석열 정부 3년 차를 앞두고 국정과제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윤 대통령의 관료 중심 인사 기조에 대한 지적은 여전하다. 후속 개각에서 '열린 등용'이 얼마나 가능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절반이 여성… 오영주 차관 중기부 이례적 발탁
이날 개각 명단에서 부처 장관 6명 중에 여성은 3명(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이었다. 정부 출범 당시 1기 국무위원 19명 가운데 여성이 4명(현재 3명)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남성 군 출신의 전유물이었던 보훈부의 경우 2017년 피우진(당시는 보훈처장) 이후 6년 만에 여성 후보자가 나왔다.
대한민국 4번째 여성외교관인 오 후보자는 '깜짝' 인사로 꼽힌다. 외교부 2차관을 맡은 지 불과 6개월 만에 중기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참이다. 다자외교 전문가의 강점과 외무고시 출신 최초 차관이라는 상징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내각에서 여성 장관을 늘리기 위한 무리한 인사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 앞서 '이명박(MB) 정부 시즌2', '서오남', '기획재정부 엘리트 출신' 등 그간의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을 주문했다고 했다. 그 결과 이날 지명한 6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그쳤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1970년생으로, 1973년생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제외하면 윤석열 내각에서 가장 젊다.
다만 쇄신을 추구하면서도 예상 가능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최상목·오영주 후보자는 모두 정통 관료 출신이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꿰찬 관료 그룹이 정부 주요 인사에서도 오히려 비중을 늘린 셈이다.
이번 주 장관급 추가 인선… 외교부·국정원 주목
윤 대통령은 이번 주 후속 장관급 인선을 공개한다.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구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에 더해 최근 돌출한 외교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교체 이슈에 따라 사실상 국무위원과 장관급 인사 전체가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차기 금융위원장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총선 출마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방문규 산자부 장관 후임에는 우태희 전 산자부 2차관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 총장과 유지상 광운대 총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여권 관계자는 "산자부와 과기부, 고용부 모두 현 장관들의 총선 차출과 맞물려 후임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바꾸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도 원래 개각 대상이었지만 연말 개각 우선순위에서는 밀려나 있다는 게 여권의 중론이다.
관심은 박진 외교부 장관의 교체 여부와 차기 국가정보원장에 쏠려 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박 장관의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내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을 감안해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 후임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우선 거론되는 가운데 장호진 1차관, 황준국 유엔대사, 조태열 전 차관이 후보군에 속해 있다. 국정원장에는 내부 출신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이 후보 가운데 앞서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공석인 방송통신위원장 후임 인선도 맞물려 있다. 방통위원장은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 김홍일 권익위원장이 유력 후보다. 김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도 검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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