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농심배서 한국 기사 4명 줄줄이 패배
중국 대표 셰얼하오 7연승 돌풍
최후 주자 신진서 6연승해야 대회 4연패
‘바둑 삼국지’라 불리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농심배)에서 한국 기사 4명이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물러났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랭킹 1위 신진서에게 또 한 번의 기적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국 바둑대표팀은 제25회 농심배에서 3일 현재까지 승리를 건지지 못했다.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설현준 8단과 변상일 9단이 각각 일본의 쉬자위안 9단과 중국의 셰얼하오 9단에게 졌고, 지난달 30일부터 부산에서 펼쳐지고 있는 2라운드에서도 원성진·박정환 9단이 셰얼하오에게 패했다. 한국은 마지막 주자인 신진서가 6연승을 올려야 대회 4연패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농심배는 한국·중국·일본의 각국 기사 5명이 출전해 연승전으로 패권을 다투는 대회다. 한 국가의 기사가 패할 때까지 다른 두 국가의 기사들을 돌아가며 상대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 대표팀의 선봉장인 셰얼하오가 특유의 속력행마를 앞세워 한국기사 3명과 일본기사 4명(쉬자위안·시바노·이치리키 9단·위정치 8단)에게 7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신진서 입장에서는 우선 셰얼하오부터 꺾어야 하는 셈이다. 셰얼하오를 넘어선다고 끝이 아니다. 랭킹만 놓고 봤을 때는 중국 대표팀(구쯔하오·커제·딩하오·자오천위·셰얼하오 9단) 가운데 그나마 셰얼하오가 가장 약한편에 속한다.
그러나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위기상황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신진서는 과거 이 대회에서 여러 차례 기적을 연출했다. 그는 22회(5연승)와 23회(4연승)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기사들을 연파하며 한국에 우승컵을 안겼다. 지난 24회 대회에서도 최종주자로 나서 중국의 구쯔하오를 잡아내며 한국의 대회 3연패이자 통산 15번째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 한국은 농심배를 통해 바둑 역사상 가장 극적인 역전우승을 거둔 경험도 있다. 2005년 열린 제6회 대회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 이창호 9단이 막판 5연승(중국대표 3명·일본대표 2명)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신진서는 4일 부산 동래구 호텔농심에서 셰얼하오와 이번 대회 첫 대국을 펼친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는 신진서가 7승 2패로 크게 앞서 있다. 단, 최근 2연패(2022년 중국갑조리그 11라운드·지난달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 본선 8강)를 당한 만큼 신진서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5억 원이며, 본선 3연승 시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 추가지급)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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