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병섭 하사 유해 신원 확인
6ㆍ25 전쟁에 참전한 3형제의 장남이 전사 72년 만에 유해로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 3형제 중 살아서 돌아왔던 차남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면서 신원이 밝혀졌지만 3형제는 평생 만날 수 없었다.
1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21년 6월 강원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발굴된 6ㆍ25 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8사단 소속 고 전병섭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223명으로 늘었다.
전 하사는 1925년 경기 고양군에서 태어났다. 4남 4녀 중 장남이다. 동생 전병철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 전병화 이등상사(현 계급 중사)와 함께 6ㆍ25 전쟁에 참전했다. 차남 전병철 일등중사는 1951년 육군병참단에 입대해 1955년 만기 전역했다. 삼남 전병화 이등상사는 1951년 수도사단에 입대해 같은 해 11월 강원도 고성 일대에서 전사했다. 전 하사는 국군 제8사단 소속으로 1951년 8, 9월 ‘노전평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전 하사의 신원 확인은 생존 참전용사인 둘째 전병철 일등중사가 지난 2011년 국유단을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한 게 결정적이었다. 비록 전병철 일등중사는 지난 2014년 별세했지만 국유단이 2021년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진행한 유해발굴에서 전 하사의 유해를 일부 확인했고 유전자 정밀 분석 결과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
72년 만의 귀환에 유가족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병철 일등중사의 장녀이자 전 하사의 조카인 전춘자씨는 “할아버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3형제에 대해 아주 명예롭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셨고, 아버지께서는 큰아버지를 간절히 기다리셨는데 그 바람이 하늘에 닿았나 보다”라며 “큰아버지(전 하사)도 작은아버지(전병화 이등상사) 묘역인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시게 된다면 더욱 영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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