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산 홍보에 10년 된 '강남스타일'이 웬 말"...엑스포 PT 혹평 쏟아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산 홍보에 10년 된 '강남스타일'이 웬 말"...엑스포 PT 혹평 쏟아져

입력
2023.11.29 15:10
수정
2023.11.30 08:48
0 0

부산엑스포 유치위 최종 PT 영상
싸이, 이정재 등 유명인 구호 반복
전문가 "부산 메시지 전혀 없어"

부산엑스포 최종 경쟁 프레젠테이션(PT) 홍보 영상 장면들. 국내 유명 스타들이 총출동해 지지를 호소했다. SB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부산엑스포 최종 경쟁 프레젠테이션(PT) 홍보 영상 장면들. 국내 유명 스타들이 총출동해 지지를 호소했다. SB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부산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준비했던 한국 대표단의 프레젠테이션(PT) 영상을 두고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정작 부산 엑스포에 대한 내용은 빠진 채 유명 연예인을 대거 등장시켜 홍보한 영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3회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최종 경쟁 PT에 나섰다. 박형준 부산시장, 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5명이 연사로 나섰다.

이어 PT 마지막 순서에 약 33초 분량의 영상이 등장했다. 영상에서 2012년 발매곡인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배경으로 부산엑스포 홍보대사를 맡은 지휘자 정명훈과 소프라노 조수미, 이정재를 포함해 K팝 스타들이 줄줄이 등장해 한 표를 호소한다. 이들은 '당신의 선택(Your Choice)' '오직 하나의 선택(Only One Choice), 부산' 등 연신 기호 1번(부산)을 반복하며 구호를 외친다.

영상에서 부산과 관련한 장면은 9초 남짓. 그마저도 부산 유치를 기원하는 카드섹션 장면이나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장면이 전부다. 부산에 대한 이미지와 내용은 찾기 어렵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PT 영상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터져나왔다. "홍보해야 할 건 부산인데 왜 10년도 더 된 '강남스타일'을 쓴 것이냐" "숫자 1을 강조하는 것 외엔 아무 내용이 없다" "잼버리 사태 때부터 유명 K팝 스타들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게 버릇이 된 것 같다" 등의 반응이 폭주했다.

29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에서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자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뉴스1

29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에서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자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뉴스1

전문가들도 설득력을 갖추지 못한 PT 영상이라고 지적했다. 박호진 스피치컨설턴트는 "PT는 모든 평가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한다"며 "엑스포 PT 영상은 단순화에 과하게 몰두한 나머지 핵심 메시지인 'only one choice'를 뒷받침할 설명이 없다"고 평가했다. 또 "부산 엑스포 유치를 설득할 만한 시각적 요소로 메시지나 그래픽이 필요한데 둘 다 빈약하다"고 했다.

은서기 PT 전문 강사는 "P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 가슴에 남길 만한 확고한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당시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돼 평가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며 "반면 이번 엑스포 PT는 '아름다운 곳' '첨단기술의 도시' 등 진부한 언어만 나열돼 있어 확고한 콘셉트를 만드는 데 실패한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산은 BIE 총회 2030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119표)에 90표 차로 크게 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모든 것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 달라"며 "(유치전을) 총지휘하고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부산시민을 비롯한 국민께 실망시켜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최은서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silver@hankookilbo.com으로 제보해주시면 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