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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세 차례 우승 ‘유일 멤버’…다시 뛰는 김용일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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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세 차례 우승 ‘유일 멤버’…다시 뛰는 김용일 코치

입력
2023.11.29 08:00
수정
2023.11.29 08:47
0 0

1989년 청룡 입사, 흥망성쇠 ‘산 증인’
‘우승 휴가’ 반납…아마추어ㆍ유소년 재능기부

김용일 LG 코치. LG 제공

김용일 LG 코치. LG 제공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결정된 지난 13일 밤. 잠실구장 전광판에서 1990년과 1994년, LG의 과거 우승 순간 영상이 흘러나오자 남다른 감회에 젖은 이가 있었다. 29년의 간극을 두고 세 차례 역사의 현장에 모두 있었던 산증인 김용일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다.

LG 선수단과 프런트를 통틀어 1994년 우승 멤버도 몇 안 남아 있다. 김 코치와 함께 1994년 기록원이었던 김정준 수석코치가 있고, 프런트에선 차명석 단장과 김재현 퓨처스 총괄코디네이터를 비롯해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일하고 있는 임승규 당시 더그아웃 기록원, 그리고 선수 은퇴 후 기록원으로 막 새 출발을 했던 정성주 스카우트까지 딱 6명뿐이다.

김 코치는 1989년 MBC 청룡에 입사해 LG로 간판을 바꾼 1990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잠실에서 보내며 트윈스에 청춘을 바쳤다. 절반은 태어나지도 않았던 이번 한국시리즈 출전 선수들은 미처 알 수 없는 만감이 교차했을 터다. 김 코치는 “세 번 우승의 현장에 모두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과거 선수들 사이에서 ‘독사’로 통했던 김 코치의 트레이닝 기조는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미국행을 기점으로 확 바뀌었다. 그는 2019년 류현진의 전담 트레이너로 LA 다저스에서 근무하면서 부상 방지에 방점을 둔 과학적인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흡수했고, LG에 돌아와 전파했다. 때로는 감독에게 고언도 마다하지 않으며 눈앞의 1승보다 미래를 내다봤고, 결국 장기 레이스에서 빛을 발했다.

김 코치는 겨울에 더 바쁘다. 아마추어, 유소년 야구 등지에서 트레이닝 최고 권위자인 그를 찾는 곳이 많다. 올해도 우승의 여운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불려 다니고 있다. 우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 처음 실시한 ‘유소년 순회 부상 방지교육’의 멘토로 활동 중인데 트레이너가 없는 전국의 50개 중ㆍ고교를 돌며 아낌없이 재능 기부를 했다. KBO 관계자는 “튜빙 같은 프로그램은 아마추어에서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데다 김용일 코치는 직접 고우석과 이정용의 영상을 준비해 어린 선수들에게 보여줘 큰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12월 2일에는 학부모와 아마추어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선수들의 부상 예방을 돕기 위한 KBO 의무위원회 세미나에 참석한다.

공식 활동 외에도 김 코치는 오프시즌이면 저변이 취약한 프로ㆍ아마추어 선수를 돕기 위해 음지를 찾아다니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 코치는 “야구계에서 오래 일한 만큼 이제 내가 가지고 있는 자그마한 지식이라도 전달하고 싶다. 그래서 유소년 선수들이 더 건강해진다면 그것이 프로야구의 밑거름 아니겠나”라며 ‘우승 휴가’를 반납하고 다시 뛰는 이유를 설명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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