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호소문 내고 "민영화 공식 추진" 밝혀
내년 1월 1일 지원금 중단... 방송중단 위기
서울시 예산이 끊긴 교통방송 TBS가 '서울시 출연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끝내고, 민영화를 통해 자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민영화가 실제 성사될 때까지는, 당분간 서울시의 한시적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지원 폐지 조례'가 내년 1월 1일 시행되면, TBS는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한다.
TBS는 27일 정태익 대표이사와 박노황 이사장 명의의 긴급호소문을 통해 “지원 폐지 조례 시행을 앞두고 존폐 위기에 서 있는 TBS는 민영방송사로 새로 태어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하고 유익하며 신뢰받는 방송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 미래에 대한 뚜렷한 설계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현재의 어려운 경영 환경을 설명했다. 또 "효율적인 조직 재구성 등 민영화 준비를 위해선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지원 폐지 조례 시행의 한시적 연기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는 내년 1월부터 TBS 지원 폐지를 정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서울시는 TBS의 독립을 위한 절차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 이 조례 시행 시점을 내년 7월로 6개월 연기하는 조례안을 이달 초 서울시의회에 요청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달 16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TBS에 6개월 정도 변화의 기회를 주고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의회에 (조례 시행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영화도 응하는 단체나 재력 있는 곳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민영화를 포함해 편파·불공정 방송을 제한하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올해 TBS 전체 예산 320억 원 중 232억 원을 지원했지만, 시의회의 지원 폐지 조례에 따라 내년 예산에는 출연금을 편성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회가 조례 시행 시점을 연기하지 않으면, 1990년 시영방송국 형태로 개국한 TBS(현재는 서울시 출연 미디어재단)는 34년 만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현재 TBS는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물의를 일으킨 인사의 출연을 규제하는 ‘방송출연제한 심의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강도 높은 혁신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TBS가 자립경영 기틀을 마련할 때까지 한시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시의회와 물밑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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