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새 백화점 이전 터미널 부지로… 또 다른 특혜 논란도

유스퀘어 문화관 복합시설 개발
市·백화점·금호고속 3자 협약
도시계획시설 변경 등 혜택 시비

광주시와 ㈜신세계, 금호그룹이 27일 오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를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신세계가 새 백화점 확장·이전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이전 대상 부지를 당초 현재 백화점 옆 이마트와 주차장 부지에서 유스퀘어(광주종합버스터미널) 문화관 부지로 바꾸고 이 일대를 광주시 대표 랜드마크 복합시설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시도 이를 전제로 관련 행정 절차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광주신세계가 당초 지난해 사업성이 더 뛰어난 유스퀘어 문화관 부지 이전안을 광주시에 제안했다가 접은 뒤 1년 만에 다시 꺼내든 데다, 이를 위해선 도시계획시설 이용 계획 변경과 판매 시설 용적률 상향 조정 등이 불가피해 또 다른 특혜 논란도 예상된다.

광주시와 광주신세계, 금호고속은 27일 광주신세계백화점 이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유스퀘어 문화관을 허물고 백화점을 신축한 뒤 금호고속으로부터 임대해 사용 중인 현재 백화점과 연결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광주시 등은 이곳에 쇼핑과 문화, 예술이 복합된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만드는 데 의견을 모았다.

광주신세계는 애초 사업비 9,000억 원을 들여 이마트 부지 등에 현재보다 판매 시설 면적이 4배 늘어난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하기로 하고 지구단위 계획 변경 등 행정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이전 부지 내 광주시 소유 도시계획도로 편입에 따른 특혜 시비와 교통난 해소 대책, 신축 백화점 건물 주변에 개설될 완화 차선(셋백) 소유권 문제 등을 놓고 광주시와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에 광주시 새 백화점 확장·이전 사업은 1년 넘게 표류했다.

광주시가 이날 유스퀘어 복합화 업무 협약을 전격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광주시가 그간 셋백 문제 등을 고집해 기업의 투자 유치를 막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 데다, 신세계백화점도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광주신세계가 지난해 민선 8기 출범 초에 최초 제안했던 유스퀘어 문화관 부지 이전 계획안을 광주시에 다시 제안했고, 광주시도 이를 채택했다.

여기엔 갈수록 사양화하고 있는 고속버스사업의 구조 조정이 필요한 금호고속의 이해 관계도 작용했다. 금호고속은 현재 백화점 건물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33년 광주신세계에 보증금(5,270억 원)을 상환해야 하는데, 자금난 때문에 광주신세계와 건물 활용 방안 등을 타진해 왔다. 광주신세계가 현재 백화점과 유스퀘어 문화관을 연계한다면 금호고속으로선 보증금 상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 업무 협약 단계라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없는 상태"라며 "특혜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시민 편의성, 투명성, 공정성에 기초해 관련 절차가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