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첨단 통신수단으로 적의 침입을 감시하고 위급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지역을 따라 설치했던 전남 '봉수(烽燧)' 유적이 국자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전남도는 '제5로 직봉(直烽)' 봉수 유적지 10곳이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돼 전국 최다 봉수 사적 지정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재청이 지정한 봉수 유적 사적은 전남 10곳, 충남 3곳, 인천·경기·전북 각 1곳으로, 총 16곳이다. 직봉은 조선 후기 변방과 한양을 연결하는 5개 간선로 상에 위치한 봉수다. 봉수 유적으로 최다 지정을 받은 전남은 여수 돌산도봉수, 고흥 마북산봉수·장기산봉수, 장흥 전일산봉수, 해남 좌곡산봉수·관두산봉수·달마산봉수, 진도 첨찰산봉수 무안 고림산봉수, 영광 고도도봉수 10개소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선시대 봉수는 약정된 신호 전달체계에 따라 밤에는 횃불, 낮에는 연기로 외적의 침입 사실을 중앙의 병조와 지방의 읍치 등에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남북의 주요 끝점에서 시작해 서울 목멱산(현 남산)으로 집결하도록 돼 있다.
'증보문헌비고'(1908)에 따르면 조선 후기 중앙정부는 5개의 직봉, 23개의 간봉 노선을 운영하는 등 총 622개 봉수가 존재했다. 그중 부산 응봉과 서울 목멱산 제2봉수를 연결하는 '제2로 직봉', 여수 돌산도에서 서울 목멱산 제5봉수를 연결하는 '제5로 직봉'이 우리나라에 위치하고, 나머지 3개 직봉 노선은 북한 지역에 위치한다.
전남은 조선시대 지정학적으로 군사·통신 체계의 중심지였다. 전국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상교통의 중심이자 군사적 요충지로서 제5로 직봉 노선 62곳 중 24곳이 위치한다.
'조선왕조실록' 기록에서 세종 5년 한양 남산에 봉수를 설치할 때 전라도 지역 바닷길의 중요성을 밝히기도 했다. '제5로 직봉' 대부분의 봉수는 이런 왜구가 침투하는 바닷길을 감시하기에 탁월한 위치에 입지 해 수군인 수사(水使)의 관리 아래 요새로써의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박우육 전남도 문화융성국장은 "전남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봉수 유적 국가사적 지정은 전남이 조선시대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많은 사람이 역사적 의미를 느끼도록 다양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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