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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엔저' 덕 톡톡히 봤다... 반기 이익 증가분 절반이 환율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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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엔저' 덕 톡톡히 봤다... 반기 이익 증가분 절반이 환율 효과

입력
2023.11.24 16:00
수정
2023.11.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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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 분석
"국내 환원 여부는 의문"

지난 14일 일본 도쿄에서 한 행인이 엔·달러 환율(달러당 151.73엔)을 알려 주는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지난 14일 일본 도쿄에서 한 행인이 엔·달러 환율(달러당 151.73엔)을 알려 주는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올해 일본 주식시장 호황을 이끈 일본 주요 기업의 이익 증가분 중 절반이 '엔저(엔화 약세)' 덕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엔저에 따른 고물가로 일본 국민은 어려움을 겪는 반면, 수출 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런 이익은 대부분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해, 일본 내에 유입되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닛케이지수를 구성하는 255개 종목 중 '영업이익 중 환율 영향'을 공개한 77개사의 2023년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실적 분석 결과를 24일 공개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기간 77개사의 '실적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지만, 실제 이익은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효과에 따른 이익(총 8,129억 엔·약 7조1,039억 원)도 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엔저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많은 이익을 올린 기업은 자동차, 기계, 전기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곳들이었다. 도요타자동차의 환차익은 상장사 중 가장 많은 2,600억 엔(약 2조2,725억 원)에 달했고, 스바루도 이익 증가액의 80%가량인 600억 엔(약 5,245억 원)이 엔저 덕이었다. 반면 내수 기업인 니토리홀딩스는 엔화 약세로 수입 자재 가격이 급등해 채산성이 악화했다.

지난 19일 일본 도쿄항 아오미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지난 19일 일본 도쿄항 아오미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24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엔대로, 상장사가 예상한 하반기(2023년 10월~2024년 3월) 엔화 가치(달러당 140엔)를 크게 밑돈다. 지금과 같은 엔저가 지속될 경우, 일본 상장사들은 하반기에도 큰 이익을 얻게 된다. 만약 이런 이익이 일본 기업의 임금 인상 등으로 이어진다면, 높은 물가로 위축된 민간 소비 회복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는 "수출 기업이 거둔 이익이 일본 국내 경제에 얼마나 환원될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일본 수출 기업의 연결 기준 이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이 중 상당수가 해외 사업장에서 벌어들인 것이라는 이유다.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은 해외 사업장의 이익을 경제성장률이 높은 현지에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업은 주주뿐 아니라 직원의 임금 인상, 협력업체에 대한 환원 등 일본 경제에 대한 기여도 요구받고 있다"며 엔저 효과가 낳은 이익의 국내 환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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