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그룹 탄생 예고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헬로트로트'는 K-트로트 세계화 도전
많은 아이돌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들이 세계를 무대로 삼아왔다. 국내는 물론, K팝 마니아들이 있는 외국까지 접수할 것을 예고하며 글로벌 그룹의 탄생을 알렸다. 트로트 오디션 예능도 세계인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최근 막을 올린 SBS '유니버스 티켓'은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캐나다 태국 등 128개 국적의 소녀들이 데뷔의 꿈을 안고 참가했다. 앞서 방송된 MBC '소년판타지-방과후 설렘 시즌2' 역시 글로벌 보이그룹 탄생을 위한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젝트였다. 엠넷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온 소녀들이 케이팝 걸그룹이라는 하나의 꿈을 향해 걸스플래닛 안에서 연결되고 화합하는 과정을 그려낸 바 있다.
한국 아이돌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보이그룹, 걸그룹을 양성하는 예능들도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에게까지 주목했다.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를 모집하거나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아이돌의 해외 활동을 돕는 중이다. 그 결과 전 세계의 많은 실력자들이 오디션 예능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경력 있는 아티스트들에게도 지원 동기가 돼 준 모양새다. '유니버스 티켓'의 유화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이 프로그램이 글로벌을 무대로 하는 프로그램이기에 해외 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품고 있는 걸그룹 출신들도 많이 지원해 줬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방송가에서 아이돌 오디션만큼이나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트로트 경연 예능이다. TV조선의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 MBN '보이스트롯', KBS2 '트롯 전국체전' 등 많은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실력과 매력을 지닌 트로트 가수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팬덤 또한 몸집을 불렸다. 국내에서 어느덧 트로트는 인기 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 인기를 얻은 아티스트들은 해외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임영웅은 올해 미국에서의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의 전국 투어 앙코르 공연 '아임 히어로(IM HERO)'를 담은 공연 실황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서의 개봉을 알렸다. 그러나 해외 시장 접수에 나선 트로트 가수는 극히 일부다. 아직 트로트는 아이돌들의 노래, 퍼포먼스에 비해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갖는 화제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종영한 MBN '헬로트로트'는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헬로트로트'는 'K-트로트 세계화'를 위한 초대형 글로벌 프로젝트였다. 프로그램 측은 방송을 앞두고 우승자에게 해외 매니지먼트사 계약 및 현지 활동 기회가 주어진다고 알려 시선을 모았다. '헬로트로트'의 우승자는 오주주였다. 24일 포레스트미디어 오준성 대표는 그의 해외 활동 관련해 "오주주가 현재 일본에 있는 상황이다. 정식 데뷔는 내년 3월이다. 프리 데뷔는 한 상황이다. (오주주가) 지난달부터 현지에서 생활하며 활동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물론 아직까지는 트로트가 해외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트로트라는 장르 자체가 여러 국가의 음악 팬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없진 않다. 많은 연예게 관계자들조차 한국에 불어온 지금의 트로트 붐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곤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인재들이 발굴되면서 트로트가 해외의 음악 마니아들을 사로잡을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트로트의 영역을 확장할 때 동아시아를 공략하는 것이 유의미한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본지에 "우리나라 아이돌은 세계적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는 음악을 하니까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나오는 거다. 반면 트로트는 그런 음악이 아니다. 한국인이 즐기는 음악이라서 해외 리스너들이 우리나라 아이돌 음악처럼 너도 나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긴 어렵다. 다만 우리와 문화적 배경이 비슷한 일본, 중국 등에서는 한국 트로트의 매력을 느낄 수도 있을 듯하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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