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질주하다 날아가… 보안관 “비극적 사고”
외신 “당국, 난폭 운전에 따른 화재로 판단 중”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 미국·캐나다 접경의 레인보 다리를 건너던 차량이 폭발하는 사건이 22일(현지시간) 일어났다. 차량 탑승자 2명도 현장에서 숨졌다. 일각에선 테러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로선 난폭 운전이 유발한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국의 잠정적 판단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캐시 호컬 미국 뉴욕주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레인보 다리에서 발생해 탑승자 두 명이 사망한 차량 폭발 사건은 현시점에선 테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차량 폭발은 이날 정오 직전 발생했다. 미국 쪽에서 다리로 진입하던 차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가속해 연석을 들이받은 뒤 분리대를 넘어 공중으로 날아갔고 미국 국경 검문소 근처에서 폭발했다. 차에 타고 있던 2명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고, 검문소 근무자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리 카운티의 존 가르시아 보안관은 CNN에 “비극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한때 테러 가능성이 거론됐다. 미국 폭스뉴스는 실제 소식통을 인용해 ‘테러범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시점도 공교롭다. 여행객이 몰리는 미국 추수감사절(23일) 연휴 전날인 데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본거지 가자지구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반(反)유대주의 정서도 커졌던 탓이다. 마침 미 연방수사국(FBI)이 미국 내 테러 경고를 발령한 터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량에서 폭발물 등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숨진 탑승자들을 테러 용의자로 의심할 여지도 많지 않다는 게 예비 조사를 실시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CBP가 차량 폭발 원인을 난폭 운전으로 인한 화재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컬 주지사는 서부 뉴욕 출신 주민이 이번 사고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사망한 차량 운전자는 평소 카지노에 가기 위해 자주 국경을 건넜고 범죄 기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슈 미라글리아 FBI 특수요원은 기자회견에서 “탑승자의 소셜미디어를 훑어보고 있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미국 뉴욕주(州)와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연결하는 4개의 국경 검문소가 모두 폐쇄됐지만, 이날 오후 늦게 레인보 다리 검문소를 제외한 나머지 다리들은 모두 다시 개통됐다. 잠시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던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도 정상화했다고 CNN은 전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버펄로에선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은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았다. 작년 5월 슈퍼마켓 총격 사건으로 10명이 숨졌고, 올해 초 폭설로 31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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