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반려견주 덮쳐 전치 6주 상해
'맹견 5종'에만 입마개 착용 의무화
"기질평가제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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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리버는 온순한 성격에 사회성도 좋아 선호도가 높은 반려견이다. 그런 리트리버도 때때로 사람과 동물을 공격하는 '악마견'으로 돌변할 수 있다. 최근 같이 산책하던 리트리버가 이웃주민을 공격하는 것을 막지 못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리트리버처럼 현행법의 '맹견' 범주에 포함되지 않으면 입마개 착용 의무가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는 지적이 많다.
돌변한 리트리버, 다른 반려견에 달려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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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21일 과실치상 혐의로 견주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한강변에서 래브라도리트리버종과 산책을 하던 중 반려견 관리에 소홀해 40대 여성 B씨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B씨도 토이 푸들과 함께 한강변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오던 리트리버가 별안간 푸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들자, 이를 막는 과정에서 넘어져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A씨가 음주 상태라 반려견에게 목줄을 채웠어도 갑작스러운 공격을 제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리트리버는 입마개도 쓰지 않았다. 동물보호법상 입마개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등 맹견 5종에만 착용이 의무화돼 있는 탓이다. 피해자는 A씨에게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할 때 입마개를 씌울 것을 약속하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품이 온화하다고 알려진 견종들에게서 공격성이 발현되는 사건은 종종 일어난다. 2020년 대구에서는 골든 리트리버가 푸들을 물어 죽이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견주가 목줄을 제대로 잡거나 제지하는 등의 조치를 게을리했다"며 약 38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공격성' 판단 기질평가제, 내년 시행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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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개 역시 품종과 관계없이 동물의 본성인 공격성과 경쟁심, 서열의식 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사는 "아무리 온순하더라도 100%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입마개 착용 의무 견종을 정하는 데 확고한 기준을 세우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려견에 의한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내년부터 '기질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개의 특성과 주인의 통제력 등을 분석해 공격성을 판단하는 제도로, 결과에 따라 입마개 착용 의무화부터 안락사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평가 대상이 ‘사람 또는 동물에게 위해를 가한 개'로 한정돼 사후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주 부천대 반려동물과 교수는 "모든 개에 입마개를 씌워야 한다는 발상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사고를 내지 않더라도 평소 공격성을 보일 경우 기질평가를 의무화하는 식으로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기질평가제는 재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사고 전에도 견주 판단에 따라 평가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 절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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