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한국에서 1차 회의... 공급망 등 바뀐 환경 의제에 담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영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시작한다. 2021년 1월 FTA가 발효된 후 2년 10개월 만이다. 개선 협상에서는 상품‧서비스 시장 개방에 초점을 둔 기존 협정 수준을 뛰어넘어 경제 안보 강화, 공급망 안정 등 바뀐 통상 환경을 반영한 의제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 간 반도체 협력을 다짐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션하우스에서 방문규 산업부 장관과 케미 베이드녹 영국 기업통상부 장관이 한-영 FTA 개선협상 개시 공동 선언문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공식 협상은 2024년 1월 한국에서 진행한다. 두 나라는 공급망, 에너지, 디지털, 바이오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통상 관계 수립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새 한-영 FTA가 발효된다면 ①핵심 소재‧부품 등의 통관 절차 간소화를 통해 양국 산업 생태계 간 공급망 협력을 촉진하고, ②청정 에너지‧바이오 경제 분야에서 기술장벽 제거, 투자 증진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나라는 유럽연합(EU)에서 조달한 부품,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원산지 특례 조항을 올해 말에서 2025년 말로 2년 연장하는 방안에도 합의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자동차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방 장관은 같은 날 미셸 도넬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과 반도체 협력 MOU도 맺을 예정이다. 두 나라 반도체 분야의 △인력 양성 △연구개발(R&D)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 게 뼈대다.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설계 분야의 지식재산권이 많은 영국과 제조 역량을 갖춘 우리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EU가 역내 반도체 산업 지원을 늘리는 상황에서 이번 MOU는 한국 기업들이 영국에서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와 영국 기업통상부가 주최하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서 에너지, 인공지능(AI), 건설‧플랜트, 방산 등 분야에서 31건의 MOU를 맺을 예정이다. 경동 나비엔, 효성 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2,700억 원 규모의 계약도 맺는다. 우리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 등이 참석한다. 영국 측에서는 런던금융특구 시장, 기업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ARM, 롤스로이스, 스탠더드차터드, 오카도, 리오 틴토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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