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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준석 "신당 창당, 정치 위기 속 '노아의 방주' 띄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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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준석 "신당 창당, 정치 위기 속 '노아의 방주' 띄우는 일"

입력
2023.11.20 04:30
수정
2023.11.20 14: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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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극적 화해? 염치 있다면 그럴 수 없을 것"
인요한 '친윤 용퇴' 권고 "하나회 척결을 군과 상의하나"
대구 출마... 박근혜 지지 요청 가능성엔 "없다" 선 긋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정치권의 시선이 많다. 지난해 대선처럼 '밀고 당기기' 끝에 윤석열 대통령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만만치 않지만, 이 전 대표의 마음은 '신당 창당'으로 상당히 기울어 있는 듯 보였다.

그는 19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진행한 본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신당 창당 준비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신당 추진을 "정치 종말의 위기 속에서 노아의 방주를 띄우는 일"에 빗대기도 했다. 제3지대 정당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인 지역 기반이 없다는 지적엔 "가장 정치 변화를 열망하는 지역에서 힘을 몰아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 대통령이 바뀐다면 신당을 안 만드는 건가.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방향성보다 방식에 있어 실망감을 줬다. 강한 군주가 되고 싶은 것 같은데 두려움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권력을 자꾸 행사하려는 게 아닌가. 의견을 듣는 그룹도 풀이 많이 좁아진 것 같다. 윤 대통령의 나이를 고려하면 갑자기 바뀌리란 기대도 어렵다. 정치의 정점에 올랐고, 앞으로 선거를 치를 일도 없다. 그래서 대통령이 변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가능성 정도만 남겨둔 채 나는 신당 창당을 위한 준비를 계속할 것이다."

-창당 작업이 촉박한데 '12월 27일'이라는 시한을 제시한 이유는 뭔가.

"금태섭, 양향자 신당은 일찍 창당에 나서서 잘됐나. 국민들에게 충분히 입장을 설명하고 진중하게 움직일 때 더 큰 공감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나중에라도 국민들의 수요가 있으면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 줄 것이다. 2008년 총선의 친박연대, 2016년 총선의 국민의당은 (선거일 2개월여 전인) 2월이 다 돼 창당했지만 유의미한 의석수를 얻었다."

윤 대통령과의 '극적인 화해 가능성'을 묻자, "염치가 있으면 나한테 그런 것을(화해 제의) 할까. 대선 당시 후보가 바뀌어야만 선거를 이길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쓴소리) 한 걸로 결국 (나에 대한 징계 등으로) 여당을 다 엎어놓은 것 아닌가"라며 이 전 대표의 목소리가 커졌다.

-징계로 훼손된 명예 회복을 위해 창당하려는 것은 아닌가.

"윤핵관들이 요즘 언론에 그런 말을 한다. 그건 학교폭력이나 가정폭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에게 '복수하려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2차 가해다. 그런 마인드로 국정 운영을 하니 제대로 되는 게 없다. 나는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적 없다. 사과는 힘든 국민들에게 해야 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본보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본보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창당하려면 자금과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나.

"전당대회를 치르려면 10억~50억 원은 든다는 게 여의도 통설이었지만, 2021년 전당대회에서 내가 그걸 깼다. (내가 당대표였던)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는 이전까지 보수정당의 선거와 달리 날파리같이 달라붙는 사람들을 다 떼어내고 선거를 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걸 다 잊고 옛날 방식으로 회귀했다. 대구 국회의원을 데려다가 유세를 시킨다든지, 전국의 지방의원을 모아 강서구에서 밥 먹고 인증숏을 올리게 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방식을 보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친윤 불출마 요구' 등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나.

"정치를 잘 모르는 분들이 하는 말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군부와 상의해 하나회 척결을 주장했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척결에 나서서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은 윤핵관에게 가서 '구국의 결단을 내려주시라'고 요청한다. 혁신위가 성공하려면 윤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지 않나."

-한동훈·원희룡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되면 쇄신할 수 있나.

"문제의 본질은 윤 대통령이다. 본인이 바뀌지 않으면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더라도 소용이 없다."

-3지대 정당은 대선주자급 간판이 있을 때만 성공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2년 대선후보가 되기 전까지 대선주자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후보로 선출되니 대선주자급이 된 것이다. 대학생이나 정치에 관심 적은 사람들에게 '정치인 누구를 아느냐'고 물어보라. 5명 중 1명 안에는 내 이름이 나올 것이다. 내가 못 한다면 누가 신당 창당을 할 수 있겠나."

지난해 1월 6일 오후 당시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화합의 의미로 포옹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해 1월 6일 오후 당시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화합의 의미로 포옹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역 기반도 필요하지 않나.

-"부산 출신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얻었다. 지역 기반보다 특정 시기에 가장 정치적 변화를 열망하는 쪽에서 표를 몰아주는 것이다."

-기성 정치인들이 외면하는 의제는 무엇인가.

"기성 정치인들은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는 외면한 채 '종북' '약자 혐오' 딱지를 붙이는 데만 열중한다. 가령 성비 문제가 심각하다. 통계적으로 결혼하는 남녀의 나이 차는 2.9년이다. 그런데 2000년생 남자는 33만 명, 2003년생 여자는 22만 명이다. 5년 뒤면 이들이 결혼시장에 뛰어들 텐데 이런 성비 불균형에 대해 아무도 고민하지 않고 있다."

-대구 출마를 선언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곳인데 승산이 있나.

"여론조사 관련 기사에 나오는 'TK(대구·경북)를 제외한 전 지역'이란 표현에 주목한다. (여권이 추진하는) '메가시티 서울'만 봐도 다른 지역은 모두 반대하는데, TK만 찬성 여론이 많다. 그러면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여당을 지지해) 얻는 게 무엇이냐는 말을 던지고 싶다."

-3번 연속 도전했던 서울 노원병을 포기하는 것인데 아쉬움은 없나.

"서울 강북에서 어려운 정치를 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불만이 굉장히 많다. 불과 1년 반 전에 지방선거를 압승한 이후 당이 너무 많이 망가졌다. 윤 대통령은 다른 이들의 진지한 도전을 망친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 단, 대구는 노원병보다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다."

2012년 4월 11일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앞줄 가운데) 당시 선거대책위원장과 이준석(오른쪽) 비상대책위원이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웃고 있다. 오대근 기자

2012년 4월 11일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앞줄 가운데) 당시 선거대책위원장과 이준석(오른쪽) 비상대책위원이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웃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 전 대표가 당선을 위해 비례대표나 무소속 출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런 시각이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에 반대해 뛰쳐나간 것은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내가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것도 성립할 수 없는 일이다. 먹고사는 직업으로 정치를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내가 정치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고 삶을 바꿨느냐가 척도다."

-대구 당선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지지를 요청할 계획은 없나.

"없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대구에서 '탄핵은 정당했기 때문에 나는 찬성했다. 다만 저를 정치인으로 발탁해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 그것은 열심히 정치를 해서 성공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이성택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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