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의 55%, 신사업 추진 '전혀 없음'
당국, 회계처리 적정성 중점 심사
금융당국이 2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해 주가를 띄워놓고 실제로는 이를 제대로 추진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신사업 추진 실태 조사 대상 상장사 233곳 중 관련 사업 추진 현황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난 129곳(55%)에 대해 심사·감리 등 기획조사를 실시하겠다고 19일 밝혔다. 대상 테마업종은 △메타버스 △가상화폐·NFT △2차전지 △AI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 7가지다.
이들 기업 중에선 신사업 추진 발표 이후 대주주 관련자가 전환사채(CB) 전환, 주식 매도 등 부정거래가 의심되는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예컨대 A사는 지난해 12월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최초 언론보도를 하고 올해 3월 정관 사업목적에 해당 신사업을 추가한 뒤 단기간에 주가가 4,000원대로 4배 뛰어올랐는데, 고점에 이를 때쯤 최대주주 등이 관련 회사 지분을 전량 매각해 대규모 차익을 실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신사업 미추진 기업 대상으로 회계 처리 적정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불공정거래나 횡령·배임 등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수사기관 통보 등 후속 조치도 진행한다. 금감원 측은 "사업 추진 역량,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신사업 추진을 발표한 사례가 많았다"며 "주요 신사업 발표 회사는 주가 급등 시기 매매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상매매 발견 시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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