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 서울 외교포럼 기조연설
"중국 의존 말고 북한 압박해야"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7일 “신고립주의와 중상주의자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면 미국의 리더십이 약해지고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한미동맹은 내년 (미국) 대선까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국립외교원이 ‘한미동맹 70주년,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연 서울외교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만 외치고 자유주의 국제질서 원칙을 깨뜨리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 경우) 동맹국들이 미국보다 중국과의 협력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전략적 전이’를 맞닥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 주도의 세계 자유 질서를 대체할 국가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힘이 공백으로 남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동맹국들이 중국과의 협력에 더 많은 가치를 두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김 전 실장은 특히 미중 전략적 경쟁이 북핵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의장성명 채택을 거부하면서 북한에 압박을 가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에 중국을 우회한 대북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미중 전략 경쟁과 북핵 문제를 더는 연계하지 않도록 설득할 방안을 한미가 모색"하는 게 쉽지 않다면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유사 입장국과 연대해 북한을 압박할 보다 정교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미중 전략 경쟁이 승자와 패자를 가리려면 2050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에 최적의 환경은 미중이 협력하면서도 경쟁하는 관계를 유지하되 미국이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개회사에서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됐지만 과거의 성과에 안주할 수는 없다”면서 “한미동맹을 한반도를 넘어 어떻게 심화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에 의해 현상을 변경하려는 세력에 맞서 단합된 자세를 취해 규범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