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CEO 대담 당일 갑자기 참석 취소
전날 시진핑과 만찬도 식사 않고 자리 떠...
"반유대주의 논란 탓" "스타십 때문" 분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참석을 예고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CEO 대담에 돌연 불참했다. 머스크는 인공지능(AI)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일정 변경 때문"이라고 했으나,행사 전 터진 그의 반유대주의 발언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의 대담 불참 사실은 행사 직전에 알려졌다.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문제 특사가 그를 대신해서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와 대담했다. 베니오프 CEO는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 재계 관계자들과의 만찬에서 머스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상기류가 없었던 터라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불참은 의문을 불렀다.
테크업계에선 시점상 머스크가 전날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 반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인 것이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본다. 머스크는 한 엑스 이용자가 "유대인 공동체는 자신들에 대한 증오를 멈춰야 한다면서, 백인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 글에 "당신은 진실을 말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서구의 대다수가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는데, ADL(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은 부당하게 서구의 대다수를 공격하고 있다"고도 했다. 반유대주의로 읽히는 발언들이라 곧장 비판이 일었다. 조너선 그린블랫 ADL CEO는 "미국과 세계에서 반유대주의가 늘어나는 시기에 누군가가 영향력을 이용해 반유대주의 이론을 인정하고 홍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반발했다.
머스크의 석연찮은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머스크는 전날 시 주석과의 만찬에 초청됐으나, 인사만 나눈 뒤 식사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를 두고는 시 주석의 홀대 탓이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장 큰 제조공장을 운영하며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데도 머스크는 시 주석과 직접 마주하는 주빈 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시 주석에 대한 섭섭함이나 반유대주의와는 아예 무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초 17일로 예정됐던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발사가 하루 연기됐기 때문이다. 스타십 발사는 올 4월 실패 후 이번이 두 번째여서 머스크가 온 신경을 여기에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스페이스X는 '화성 이주'를 내걸고 머스크가 2002년에 세운 우주선 개발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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