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서울~인천 첫 전보
1970년대까지만 해도 위급한 소식 전하는 용도
KT가 명맥 이었지만 현재는 유명무실
조부위독(할아버지께서 위독하십니다.)
전보 예시
전화가 전국에 보급되기 이전인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위급한 소식을 알릴 때 주로 쓰인 통신수단이었던 전보가 138년 만에 사라진다.
1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자사 홈페이지에 '115전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알렸다. 서비스 종료일은 12월 15일이다. 국내 전보 도입 이후 138년 만이다.
전보는 원거리에 있는 발신자와 수신자가 전신을 활용해 소통하는 방법으로 우편보다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 19, 20세기 주요 통신 수단으로 활용됐다. 발신자가 관할 우체국에 전화로 메시지를 부르면 가입전신으로 수신자 인근 우체국에 전달했고 사환이 이를 배달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국내에서는 1885년 한성전보총국이 서울∼인천 간 첫 전보를 보냈으며 광복 이후에는 체신부와 KT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서비스 운영권이 넘어갔다.
전보는 정해진 글자 수를 초과하면 추가 금액이 붙어 줄임말로 보내는 것이 특징이었다. 가령 '승진을 축하드립니다'는 '축승진', '할아버지께서 위독하십니다'는 '조부위독'과 같은 식이다. 이렇게 줄여 쓰는 것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당시 통신공사(현 KT)에서는 예문을 미리 만들어 두고 골라 쓰도록 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대 전화가 보급되고 2000년대 이메일과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이용량이 급감했다. 게다가 50자에 기본료 1,100원, 배달료 1,650원에 달하고 100자 추가 시 5원씩 추가 요금이 드는 등 이용이 번거롭고 이메일 대비 비싸 2010년대부터는 승진 등 경축용이나 초대장 배포 용도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그나마도 인터넷 우편을 종이로 출력해 전해주는 것에 그쳤다.
이런 흐름 속에 전보 서비스는 세계적으로도 종료되는 추세다. 미국 네트워크 기업 웨스턴유니온은 2006년 전보 서비스를 중단했고 독일 우체국도 올해 1월 1일부로 서비스를 멈췄다. 앞서 KT도 2018년 4월 8일 국제 전보 서비스를 종료했다.
KT는 "통신 시장 환경변화로 전보 이용량이 매년 줄고 있다"며 "누적 적자 증가로 더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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