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치 하회… 휘발유값 하락이 끌어내려
인플레 둔화에 투자자 안도, 미 국채금리 급락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주춤했다. 내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고용통계국(BLS)은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 대비 3.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3%)를 약간 밑도는 수치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7%)보다는 크게 둔화했다.
9월과 비교하면 지수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0.1%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4.0%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4.1%)를 다소 하회했다. 이는 2021년 9월(4.0%)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치다. 전월 대비로도 0.2% 오르는 데 그쳐 9월 상승률(0.3%)보다 둔화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연준이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다.
물가 상승세 둔화를 이끈 것은 휘발유 가격 하락이다. 8월과 9월 각각 전월 대비 10.6%, 2.1% 올랐던 휘발유 물가지수가 10월 들어서는 5.0% 내려갔다. 전년 동월 대비 하락 폭도 5.3%에 달했다.
그러나 10월에도 상승세가 지속된 주거비가 물가 하락세를 상쇄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6.7% 상승했다. 주거비는 CPI 구성 항목 중 가중치가 가장 크다.
투자자들은 안도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10월 미국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이날 오전 미국 국채 수익률은 급락했다. 미국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49%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 10월 CPI 발표 직전 대비 약 12bp(1bp=0.01%) 급락한 수치다.
내달 12~13일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더 힘이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예상은 CPI 발표 전 85.9%에서 발표 후 99.7%까지 올랐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상승률(2%) 목표에 아직 못 미친다는 이유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 놓은 데다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CPI 상승률이 4%대여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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