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일본 오사카 '기업가 연구 포럼', 신격호 연구 발표
신격호 창업주는 국경뿐 아니라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었습니다. 벽에 부딪혀도 좌절하지 않은 그의 정신이 지금 기업인들에게도 중요합니다.
백인수 오사카경제대 교수
11일 일본 '기업가 연구 포럼' 주관으로 일본 오사카 기업가 박물관에서 열린 경영학 특별강좌의 주제는 '경계 없는 시장 개척자, 롯데 신격호'였다. 오사카 상공회의소가 만든 이 포럼은 간사이 지역 3대 경제 단체 중 하나로 경영사학과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는 대학 교수들이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의 창업주인 고(故)신격호 명예회장은 이 포럼이 '대중 소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경영자'를 주제로 다룬 네 명의 발표 대상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연구를 진행한 백인수 오사카경제대 교수는 13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신격호 창업주가 일본에서 경영사학의 관점에서 조명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백 교수는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신 명예회장이 한국에 투자하고 이를 제조, 유통, 화학 분야까지 넓힌 과정에서 한계를 맞닥뜨렸을 때 ①경계를 설정하지 않은 혁신적 사고 ②현장에서 답 찾기 ③각 분야의 전문가를 뽑아 의견 경청 ④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등 네 가지 행동 원칙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격호 회장이 넘은 것은 국경뿐만이 아니다"
신 명예회장의 일생을 '무(無) 경계'로 정의했던 백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그가 활동했던 한국과 일본이라는 국경만 생각하지만 일본에서 껌 만들기로 시작해 호텔, 쇼핑 등 서비스업으로 영역을 넓힌 것도 경계를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 교수는 "롯데의 시작인 껌은 우리의 미각이라는 입 안의 공간을 장악하는 것이지만 유통·상업·엔터테인먼트라는 삶의 공간까지 경계를 확장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신 명예회장이 데이터에 기초한 합리적 경영을 중시한 동시에 현장을 직접 다니며 다양한 경계를 넘어선 것에도 주목했다. 그는 "롯데몰 사업을 위해 (쇼핑몰이 유명한) 캐나다 에드먼턴을 찾았던 신 창업주는 말년에는 롯데월드타워를 짓기 위해 건축가와 이집트 피라미드까지 갔다"며 "세계적 건축물을 지으려 상업 시설이 아닌 문명의 상징인 피라미드를 보러 갔다는 것도 감성이 뛰어난 점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요시히로 에시마 포럼 부회장은 "경영자가 직면하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며 그 원동력으로 기업가 정신과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며 "신격호 창업주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그에 대한 연구가 확대돼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큰 도움을 되길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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