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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트럼프에 밀리는데… 바이든 위협하는 제3후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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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트럼프에 밀리는데… 바이든 위협하는 제3후보 속출

입력
2023.11.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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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진영서 코넬 웨스트에 질 스타인까지
조 맨친 나오면 중도표 잠식… 민주당 비상

2019년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청에서 미국 녹색당의 질 스타인이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녹색당 후보였던 스타인은 이달 9일 내년 대선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2019년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청에서 미국 녹색당의 질 스타인이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녹색당 후보였던 스타인은 이달 9일 내년 대선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미국 거대 양당 중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인 집권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작지만 큰 위협’으로 작용할 만한 제3후보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표를 가져갈 수 있어서인데, 녹색당 소속 정치인 질 스타인이 대표적이다. 가뜩이나 보수 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 지지율이 밀리는 처지여서 민주당 내 우려가 적지 않다.

“진보 정치인 출마, 바이든엔 나쁜 소식”

1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이미 암울한 지지율과 자신을 대체하려 하는 진보적 경쟁자들에 맞닥뜨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스타인의 내년 대선 레이스 합류 선언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보도했다. 스타인은 지난 9일 “실패한 양당 체제 바깥의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며 녹색당 후보로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대선 때에도 녹색당 후보로 나섰던 그는 경합주(州)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표를 잠식했다. 진보적 성향임에도 결과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셈이 됐다.

스타인의 출마 길은 진보적 신학자이자 흑인 사회운동가인 코넬 웨스트가 열어 줬다. 녹색당과 함께 선거운동을 벌이다가 지난달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경선 경쟁자들의 경우 중량감이 떨어지고, 바이든 대통령의 ‘현직 프리미엄’ 덕에 참여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웨스트와 스타인은 좀 다르다. 완주 시 좌파 성향 유권자의 표를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일정 부분 빼앗을 수밖에 없다.

9월 10일 미국프로풋볼(NFL) 구단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홈구장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하인즈필드를 찾은 조 맨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이달 9일 그는 내년 상원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츠버그=AP 연합뉴스

9월 10일 미국프로풋볼(NFL) 구단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홈구장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하인즈필드를 찾은 조 맨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이달 9일 그는 내년 상원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츠버그=AP 연합뉴스


맨친 대선 도전 땐 민주당 ‘이중 악재’

중도 쪽 표도 위태롭다. 9일 내년 상원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민주당의 중도 보수파 조 맨친 상원의원 탓이다. 맨친 의원은 내년 봄 양당 후보가 전·현직 대통령 두 명으로 굳어질 경우 대선 후보를 지명하겠다고 밝힌 초당파 중도 성향 정치 단체 ‘노 레이블스’의 유력 주자로 꼽혀 왔다.

민주당으로선 이중 악재에 직면할 수 있다. 맨친 의원의 지역구 웨스트버지니아는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35%포인트나 앞선 곳인 만큼, 상원에서 민주당의 수성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또 대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감을 가진 무당파 유권자와 중도 성향 민주당 지지자의 표심이 맨친 의원에게로 향할 공산이 크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맨친이 상원 선거에 출마하도록 백악관이 설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최근 “민주당 유권자가 바이든에게 흥미를 못 느낀다는 건 비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타인, 2016년 경합주 결과에 결정적 영향

득표율이 아니라 주별 선거인단 확보 규모가 결과를 좌우하는 미국 대선 특성상, 특정 정당으로 기울지 않은 경합주에서 제3후보의 영향은 결정적일 수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스타인이 가져간 표가 5만 표가량이었는데,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격차는 4만4,000여 표에 불과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표를 모두 갉아먹을 잠재력이 있다. 7일 공개된 6개 경합주 유권자 대상 미국 뉴욕타임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양자 대결일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6곳 중 5곳에서 이겼으나, 케네디 주니어가 포함되자 3대 3 동률이 됐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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