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방지기 알림 속이는 '꼼수'까지
여행 차 한국에 들어와 유명 의류브랜드 매장에서 옷과 신발 등을 훔친 외국인 남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판사는 특수절도 및 특수절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의 A(42)씨와 동생 B(35)씨에게 8일 각각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 남매는 2018년 2월 3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SPA(제조·유통일괄형) 의류브랜드 매장에서 여성 구두와 의류 등을 계산하지 않고 가져간 혐의를 받는다. 당시 누나 A씨는 매장 구석에서 미리 준비한 비닐봉투에 훔칠 의류를 넣고, B씨는 일행이 아닌 척 누나에게 다가가 봉투를 건네 받고 매장을 빠져나갔다.
도난방지 장치를 무력화하기 위한 꼼수도 동원됐다. B씨가 훔친 옷을 들고 나가는 동안, A씨가 옷가지를 들고 따라가 도난방지 알림이 울리게 한 것이다. 직원들은 A씨 실수로 알림이 울린 것으로 착각했고, B씨는 그사이 유유히 매장을 벗어났다.
남매의 절도 행각은 과도한 욕심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두 사람은 첫 범행 4일 후 비슷한 수법으로 블라우스 등 의류 12점 총 66만8,000원 상당의 옷가지를 훔치려다 이들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매장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남매는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으나 소재불명으로 인한 공시송달 절차에 시간이 걸려 1심 판결까지 1년 가까이 소요됐다. 공시송달은 피고인에게 소송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이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송달할 내용을 게재한 뒤 송달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위반했고, 범행 내용과 방법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며 "피고인들이 현재 소재불명 상태로 재판이 진행되는 등 징역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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