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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 상징 '학전'도 운영난, 33년 만에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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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 상징 '학전'도 운영난, 33년 만에 문 닫는다

입력
2023.11.09 16:39
수정
2023.11.0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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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설경구·조승우 거쳐 간 스타 배출 창작 텃밭
경영난·김민기 투병 겹쳐 내년 초까지만 유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 블루 소극장.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공연되는 '지하철 1호선'에 이어 내년 초 어린이 공연까지 진행한 뒤 33주년이 되는 3월 15일을 기점으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학전 제공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 블루 소극장.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공연되는 '지하철 1호선'에 이어 내년 초 어린이 공연까지 진행한 뒤 33주년이 되는 3월 15일을 기점으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학전 제공

고(故) 김광석이 생전 1,000회 넘게 공연한 곳이자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한 뮤지컬과 연극의 명소로 30년 넘게 서울 대학로를 지켜 온 학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아침이슬'의 작곡가인 싱어송라이터 김민기(72)가 1991년 3월 서울 대학로에 만든 학전(學田)이 33주년이 되는 내년 3월 15일 기점으로 문을 닫게 됐다.

학전 관계자는 9일 "운영이 어려워지고 김민기 대표의 건강 문제가 겹쳐 정확한 시기는 미정이지만 연말까지 공연되는 '지하철 1호선'과 내년 초 어린이 뮤지컬까지 공연하고 문을 닫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연 관객이 줄면서 경영난을 겪어온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고 김민기 대표까지 위암 진단을 받으면서 문을 닫는 결정에 이르게 됐다.

배울 학(學)에 밭 전(田) 자를 쓴 '배움의 밭'이라는 이름의 학전은 소극장이자 극단이다.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못자리가 되겠다"는 김 대표의 초심이 담겼다.

많은 실력파 예술인이 학전을 거쳐 갔다. 아이돌 그룹, 댄스뮤직 열풍에 무대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던 가수들의 터전이 돼 줬던 초창기에는 동물원·들국화·안치환 등이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났다. 김광석은 이곳에서 라이브 공연 1,000회의 전설을 만들었다. 학전 마당에는 김광석 노래비도 세워져 있다.

2003년 11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2,000회 축하 공연 행사에서 김민기(왼쪽) 학전 대표와 독일 원작자 폴커 루드비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학전 제공

2003년 11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2,000회 축하 공연 행사에서 김민기(왼쪽) 학전 대표와 독일 원작자 폴커 루드비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학전 제공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초연을 계기로 '극단 학전'의 활동도 본격화됐다. 독일 그립스 극단 원작 '리니에 아인스(Linie 1)'를 김 대표가 한국 현실에 맞게 번안한 '지하철 1호선’은 학전의 대표작이다. 초연 이후 4,000회 넘게 공연돼 7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고 거쳐 간 배우도 '학전 독수리 오형제'로 통하는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를 비롯해 2,000명이 넘는다. "원작을 뛰어넘는 감동"이라는 극찬과 함께 1,000회부터는 원작자인 폴커 루드비히로부터 저작권료도 면제받았다.

2001년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배우 조승우. 학전 제공

2001년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배우 조승우. 학전 제공

2000년대 들어서는 척박한 어린이·청소년 공연 문화 발전을 위해 힘써 왔다. 2004년 '우리는 친구다'를 시작으로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무적의 삼총사', '진구는 게임 중' 등 학전 어린이 무대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였다. '굿모닝 학교', '복서와 소년' 등 청소년극도 무대에 올렸다.

학전은 10일 개막하는 '지하철 1호선'을 12월 31일까지 공연하고 내년 1월 6일 음악행사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를 마친 후 내년 초 어린이 공연 한 편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학전 관계자는 "매년 겨울방학에 선보였던 어린이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가 마지막 공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입구에 세워진 김광석 노래비. 학전 제공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입구에 세워진 김광석 노래비. 학전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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