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한 달 넘게 상승폭 축소
강남도 상승 멈추고 인천은 하락 전환
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에 상승세를 타던 서울 아파트시장이 고금리 장기화로 다시 관망세에 들어갔다. 집주인이 내놓은 매물도 시장에 대거 쌓인 터라 당분간 집값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5% 상승했다. 5월 중순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9월 둘째 주 이후 상승폭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강북(-0.01%)과 노원구(-0.01%)는 하락으로 돌아섰고,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도 상승을 멈추고 보합(변동률 0%)을 기록했다.
주간 기준 5월 첫째 주 이후 계속 상승 곡선을 탔던 인천도 하락(-0.02%)으로 돌아섰다. 경기 지역은 0.05% 올랐지만 상승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 같은 매매가격 변동 흐름을 고려하면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수도권 아파트시장의 상승 기세가 꺾인 건 분명해 보인다.
여당이 밀고 있는 서울 메가시티 정책도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의 '서울시 김포구' 전략에도 전날 진행된 김포시 고촌센트럴자이 1순위 청약은 경쟁률이 1.9 대 1에 그쳤다. 김포는 3주 연속 하락을 멈추고 이번 주 보합을 기록했지만, 서울 편입이 당장 호재가 될 거라는 인식은 약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계 설명이다.
서울에선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7만9,849건으로 거의 매일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은 많은데 정작 이를 받아줄 매수인은 부족하다 보니 아파트 매매 거래도 주춤해졌다. 호가를 낮춘 급매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이 하락기에 진입했을 때 나타나는 징후들이다.
경기 침체에 맞물려 고금리 전망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이 주택 예비 수요자의 발을 묶는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금리가 오르면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당장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더구나 경기 상황도 좋지 않아 시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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