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갈리는 '강에서 바다까지' 구호 공유
하마스 등 극단파엔 '이스라엘 소멸' 의미
틀라입 "이·팔 민간인 사망자 모두 애도"
라시다 틀라이브(맨 뒷줄 왼쪽 두 번째) 하원의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한 달을 맞은 7일 이를 애도하는 초당적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의회 유일의 팔레스타인계인 라시다 틀라이브 하원의원이 반(反)유대주의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가 담긴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징계를 받았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하원은 이날 민주당 소속 3선 의원인 틀라이브 의원에게 ‘견책’ 징계를 내리는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하원 내 공화당 진영이 발의한 이번 결의안은 찬성 234표, 반대 188표가 나왔는데, 민주당 의원 22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견책 처분은 의원의 권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정치적 불명예’를 선사한다. 견책을 받는 의원은 징계결의 투표가 진행되고 의장이 징계 사유를 낭독하는 동안 의장석 아래 연단에 서 있어야 하는 등 공개적인 질책을 받는다. 주로 의회에서의 욕설·폭행, 동료 의원의 명예를 해치거나 뇌물을 수령할 경우 이 처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의는 틀라이브 의원이 지난 3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과 관련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이 계기가 됐다. 이 영상 속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외치는 ‘강에서 바다까지’라는 구호가 논란을 낳았다. 이는 요르단강과 지중해 사이에 위치한 이스라엘 영토에서 유대인들을 몰아내자는 뜻으로, 하마스 등 과격파 무장세력과 반유대주의 성향 인사들에게 이스라엘의 소멸을 의미한다.
그러나 온건한 성향의 인사들은 해당 구호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종교, 인종 등으로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지니길 바라는 뜻으로 통용된다고 주장한다고 AP는 전했다.
앞서 징계 결의안을 발의한 리치 매코믹(공화당·조지아) 의원은 이 구호를 전자의 의미로 해석하며 “틀라이브 의원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대한 왜곡된 이야기를 홍보하고 이스라엘의 파괴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틀라이브 의원은 “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저지른 끔찍한 민간인 표적 살해를 전부 규탄했으며 목숨을 잃은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를 애도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한 달째 되던 이날 이스라엘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초당적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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