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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김포구' 논의에서 보이지 않는 것

입력
2023.11.07 19: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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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88년생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와 93년생 곽민해 뉴웨이즈 매니저가 2030의 시선으로 한국정치, 한국사회를 이야기합니다.

오세훈(왼쪽)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을 방문한 김병수 김포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오 서울시장은 김 김포시장을 만나 김포시의 공식적인 서울 편입 방안을 논의한다. 서재훈 기자

오세훈(왼쪽)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을 방문한 김병수 김포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오 서울시장은 김 김포시장을 만나 김포시의 공식적인 서울 편입 방안을 논의한다. 서재훈 기자

이수역 근처에 살 때였다. 택시를 탔다가 기사님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동작대로를 기준으로 왼쪽은 동작구, 오른쪽은 서초구인데 서초구 주소를 다는 걸로 웨딩홀 가격이 다르다더라"는 이야기를 알려 줬다. 모든 입지 조건이 같은데도 주소지 명칭이 다르다는 이유로 프리미엄이 붙을 수도 있는 게 현실인가 싶어 씁쓸했다.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둘러싼 논의를 지켜보며 웨딩홀 이야기를 들었던 때가 떠오른다.

김포 서울 편입론이 연일 모든 이슈를 잡아먹고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해 쉽게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은 '김포시 서울 편입 연구반'을 구성해 서울을 메가시티로 만들기로 했다며 땔감을 더하고 있다. 고양시와 구리시 등 여당 소속 지자체장은 우리 시도 서울시에 편입되고 싶다며 화제성을 키우는 데 동참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의 셈법은 오직 총선에서 주목도를 높이는 데 있다. 조경태 의원은 내친김에 "김포, 하남, 고양, 부천, 광명 등도 서울시에 편입해야 한다"며 "수도권 위기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좋은 어젠다를 활용해 더불어민주당을 압도하고 총선 판을 흔들 것"이라는 계산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용 어젠다라 생각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는 입장이다. 어느 관점에서 보든 이 문제는 김포시민의 실제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보다 총선 판을 어떻게 흔들 건가에 대한 계산에서 던진 수라는 게 분명해진다.

서울시에 김포시가 편입되면 서울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로 이주하는 이들은 얼마나 더 변두리로 밀려나야 할까.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어떻게 중심을 다양하게 만들지에 대한 구상은 없이 중심-주변을 강화하는 방식의 대책만 만들며 정치는 셈만 하고 있다. 김포시민이 요구하는 문제는 오히려 소외돼 버렸다. 김포 골드라인 연장은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될 경우 국비 지원이 줄어들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선명하지 않다.

반대로 급물살을 타는 건 부동산과 주식을 둘러싼 상승 욕망이다. 부동산 거래 플랫폼에서는 서울시와 가까운 김포 지역부터 검색량이 증가했다고 한다. 김포에 본사를 두거나 부지를 둔 회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한선을 치며 '테마주'로 떠올랐다. 김포시민이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는 걸 왜 나쁘다고 하겠는가. 다만 이 당연한 욕망을 자극해 표심을 얻고 이 기회로 땅을 사고 주식을 사는 방향으로 사회가 움직이는 걸 정치가 견제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게 씁쓸하다. 선거 뒤에 모두가 약속한 민생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김포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한 지인은 "김포시에서 서울시로 통근하거나 통학하는 비율은 전체 주민의 12.7%(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라는 통계를 봤다"며 "이들만을 위한 논의가 모두를 위한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서울은 각종 인적, 물적 인프라를 흡수해 서울에 사는 삶만을 표준으로 만들어 버린다. 지방에서는 메가시티 구상이 지방소멸을 더 가속화할 거라는 곡소리가 들린다. 서울-김포 편입설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지방의 위기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에 대한 논의는 수면 위로 오르지도 못하는 서울 프리미엄을 정치가 방관하고 있다.


곽민해 뉴웨이즈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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