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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 백신 접종률 90% 돌파..."제대로 주사 놓은 거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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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피스킨병 백신 접종률 90% 돌파..."제대로 주사 놓은 거 맞겠죠?"

입력
2023.11.06 19: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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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10일까지 긴급 백신 접종 방침
사육두수 50마리 이상 농가는 '직접 주사'
가축방역관 부족에 900여 마리 '물 백신'도

광주 북구청 동물정책팀 소속 공수의가 1일 북구 운정동 한 축사에서 소 럼피스킨병 긴급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광주 북구청 동물정책팀 소속 공수의가 1일 북구 운정동 한 축사에서 소 럼피스킨병 긴급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백신 주사를 제대로 접종한 건지 모르겠어요. 수의사가 직접 놔주면 좋을 텐데….”

충남 당진에서 한우축사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최근 소 80여 마리에 일일이 백신 주사를 놨지만, 여전히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백신 주사를 제대로 놓았는지 알 길이 없어서다. 그는 “피부와 근육 사이에 접종해야 한다는데, 백신을 놓고도 럼피스킨병(괴상피부병)이 발병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진은 국내에서 소 럼피스킨병이 최초 발생한 충남 서산에서 약 30㎞ 떨어진 곳으로, 전체 확진사례 79건 중 11건이 나온 위험지역이다.

6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기준 소 407만6,000마리 중 370만6,000마리에 대한 백신 접종이 완료돼 접종률 90.9%를 기록했다. 중수본은 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빠르게 퍼지자 200억 원을 투입해 400만 마리 분량의 긴급 백신을 수입‧공급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모든 소 사육 농가에 대한 긴급 백신 접종을 진행, 오는 10일까지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게 방역당국 방침이다.

백신 접종률이 90%를 돌파했지만, 백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의사인 가축 방역관 부족으로 비전문가인 농장주가 직접 주사를 놓는 ‘자가 접종’ 위주로 이뤄진 탓이다.


농식품부 제공

농식품부 제공

무엇보다 자가 접종을 해야 하는 사육두수 50마리 이상 농가가 전체 소의 72%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접종에 그칠 거란 우려가 크다. 럼피스킨 백신은 근육에 놓는 구제역 백신과 달리 백신 1~2㎖에 희석액(정제수) 5㎖를 잘 섞어야 하고, 피부와 근육 사이에 접종해야 한다. 대한수의사협회 관계자는 “피하주사로 투여해야 할 백신이 근육‧혈관에 들어가면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고, 적정량을 정확히 투여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문 수의사가 부족해 ‘물 백신’을 놓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달 1일 경남 거창의 27개 축산농가에선 백신 없이 희석액만 전달돼 900마리의 소가 희석액만 맞았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5일)한 중수본은 수의사 3명을 긴급 파견해 백신을 다시 접종했다.

농식품부 제공

농식품부 제공

일각에선 가축 전염병이 수시로 발발하는 만큼 가축방역관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가축방역관은 1,152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가축수 등을 고려해 편성하는 적정 인원(1,955명)보다 800명가량 적은 상태다. 대한수의사협회 관계자는 “가축에 백신 주사를 놓는 건 수의사가 해야 제대로 된 백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50두 이상 키우는 대규모 사육농가는 전체 소 농가의 약 30% 수준"이라며 “민간 수의사 중 가축방역관 역할을 위촉받은 공수의(公獸醫) 900명과 군 대체복무를 하고 있는 공중방역수의사(공방수) 310명 등이 있어 현재로서는 크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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