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목적, 흥행 자신감도"
서울 강남 3구에서 2년여 만에 분양 아파트가 나와 수요자 관심이 높다.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 컨소시엄이 선보인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이다. 하지만 수요자들은 실제 견본 주택에서 집 구조를 이리저리 뜯어볼 수 없다. 건설사가 사이버 견본 주택만 내놨기 때문이다.
송파구 문정동에 짓는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은 3일 사이버 견본 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청약 일정에 돌입했다. 사이버 견본 주택은 말 그대로 온라인 홈페이지에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아파트 내·외부를 소개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2~3년 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시행됐을 때 널리 활용됐지만 지금은 실물 견본 주택을 여는 게 일반적이다. 평생 가장 큰 소비 중 하나인 만큼 아파트 실물을 보고 청약 여부를 결정하려는 수요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단지가 사이버 견본 주택 방식을 택한 건 비용 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견본 주택 한 채를 짓는 데 기본 20억 원 이상 든다. 한 달 전기세만 2,000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이런 비용 역시 분양가에 모두 포함되는데, 이 단지는 재건축 아파트라 총 1,265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299가구에 불과하다. 더구나 분양가상한제 단지라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분양 수익을 늘리기도 어렵다. 결국 재건축조합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사업비를 줄이는 게 남는 장사다.
이런 결정의 바탕엔 흥행 자신감도 깔려 있다. 2년여 만에 처음 나온 강남3구 분양 아파트란 자체가 큰 이점인 데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3,582만 원으로 수준으로 최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분양한 이문아이파크자이(3.3㎡당 3,550만 원)와 큰 차이가 없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강남 3구에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나온 거라 얼마나 많은 청약 수요가 모일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라며 "실물 견본 주택 개관 여부는 이번에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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