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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3분기 실적 성적표에 웃음 지은 정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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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3분기 실적 성적표에 웃음 지은 정유사들

입력
2023.11.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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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3분기 영업익 1.5조 '깜짝 실적'
에쓰오일 8589억·HD현대오일뱅크 3191억
정제마진 급등으로 2분기 부진 만회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침체에 빠졌던 국내 정유사들이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3분기(7~9월)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데다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 예정이라 정유업계는 4분기(10~12월)에도 실적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 감소한 19조8,891억 원, 영업이익은 122% 급증한 1조5,631억 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분기 적자에서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사업별로는 화학 사업은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이 늘어 전분기 대비 668억 원 증가한 2,37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더해졌다. 배터리 사업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3조1,727억 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의 영업 손실은 분기 역대 최소인 861억 원이었다.

무엇보다 석유사업 영업 이익이 크게 늘어 1조1,125억 원을 냈다. 수익이 직전 분기보다 무려 1조5,237억 원 늘었는데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유가와 정제 마진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남미가 포함된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영향으로 두바이유 기준 5, 6월 배럴당 70달러 선이었던 유가는 7월 들어 올라 9월에 90달러 중반 수준에 달했다.



유가 뛰며 8월 정제마진 4월보다 3배 올라

울산시 남구 고사동에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컴플렉스. SK이노베이션 제공

울산시 남구 고사동에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컴플렉스. SK이노베이션 제공


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크게 올랐다. 증권업계는 정제마진이 4월 배럴당 3.5달러로 떨어졌다가 8월 12.7달러까지 오른 걸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달러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도 좋아졌다.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7.9% 늘어난 8,589억 원, HD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은 3,191억 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54.6% 줄었지만 전분기보다는 783.9%나 늘었다.

정유업계는 4분기에도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당분간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30일 '원자재 시장 전망'에서 전쟁으로 중동국가들이 미국 등 이스라엘 지지 국가에 석유를 팔지 않는 최악의 경우에 유가가 배럴당 140~157달러에 달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제품 재고가 적은 상황에서 겨울철 수요가 늘고 중국 수요도 되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유가가 너무 오르면 수요가 줄어 석유제품 가격이 원유가보다 낮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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