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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한강벨트

입력
2023.11.01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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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불암동 서낙동강변 전경. 김해=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경남 김해시 불암동 서낙동강변 전경. 김해= 연합뉴스

전남 순천 출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영남 의원 쇄신 차원에서 한 ‘낙동강 하류 세력’ 발언이 논란이다.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 ‘벨트’라는 이름이 뒤에 붙은 접전 지역이 자주 오르내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강들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강 하구 지역인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문제까지 공론화되면서 공천 때쯤에나 들려오던 주요 강 주변 민심이 일찍 소환되는 분위기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은 510㎞로 우리나라 하천 중 가장 길다. 선거 때가 되면 ‘낙동강 벨트’ 얘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상류보다는 부산과 경남 양산, 김해 등 매번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하류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인 위원장 발언에 영남 의원들이 발끈했다지만, 노무현과 문재인의 흔적이 묻어 있는 낙동강 하류 지역은 국민의힘에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아 공천에서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곳으로 분류된다.

□수도권의 상징인 ‘한강 벨트’도 최근 선거에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폭등한 부동산 가격과 맞물려 한강변 아파트 주민들의 민심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한강 하류지역인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문제를 여당에서 들고 나오면서 서울에 국한됐던 한강 벨트가 경기도까지 확장되는 분위기다. 충청권을 가로지르는 ‘금강 벨트’는 선거 때마다 풍향계 역할을 한다. 예측이 어려운 선거일수록 금강 주변의 충청권 선거 결과를 보면 전체 선거판 승패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호남 지역의 영산강이나 섬진강 벨트도 이번 선거에서는 조용하게 넘어가지 않을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이지만, 비이재명계가 적지 않게 포진한 광주·전남에서 공천권을 쥔 이재명 대표가 큰 변화를 줄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이 일반인들의 뇌리 속에 강하게 박혀 있지만, 다가오는 총선에서 '4대강 벨트' 에 관전 포인트를 맞추는 것도 선거 흐름을 읽는 데 유용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김성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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