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네거리~중앙네거리 450m 해제
14년 만의 일반차량 통행, 상인들 '환영'
교차로서 중앙로 진·출입, 우회전만 가능
대구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정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을 해제하면서 일반 차량도 중앙로 이 구간을 운행하기 시작했으나 별다른 교통혼잡은 없었다.
해제 첫 날인 1일 오전 8시쯤 대구 중앙로대중교통전용지구 북편 대구역네거리. 도로폭 6~7m인 왕복 2차로에는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 해제'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고, 시내버스와 택시 사이로 일반 차량이 오가는 모습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은 우회전으로만 중앙로를 진·출입해야 하는데 일부는 대구역 지하차도를 지나 중앙로로 직진하거나 대구역네거리에서 좌회전으로 중앙로에 잘못 진입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 김선주(50) 씨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해제됐다고 하지만 평소와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고, 현장점검 나온 대구시 관계자도 "시간이 좀 지나면 일반차량 통행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날 0시부터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전체 구간 1.05㎞ 가운데 대구역네거리~중앙네거리 450m 구간을 해제했다. 대구시는 해당 구간에 폐쇄회로(CC)TV 3대를 설치해 불법주차 단속에 나섰고 일대 표지판 30개도 교체했다. 경찰은 운전자들이 운행방식을 숙지할 때까지 일정기간 계도할 계획이다.
중앙로 상인들은 환영 일색이다. 자재납품과 손님 유입 등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북성로에서 40년 넘게 공구상을 경영 중인 황구수(69) 씨는 "자재를 실은 대형 트럭이 좁은 골목길 대신 중앙로를 거쳐 북성로로 진입할 수 있어 운반이 원활할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기대해온 숙원이 해결돼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남재모(65) 경상감영맞이길상인회장은 "일반차량 통행은 손님 유입과 같은 의미로 가게 매출과 직결된다"며 "상인들은 첫 지정 당시부터 반발했으나 이제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7월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일대의 유입인구를 늘려 상권을 살린다는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 구간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일대 대규모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면서 통행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고 인근 상권도 접근성이 떨어져 침체기에 빠진 점도 고려됐다.
시는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 600m 구간 해제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한다는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통행량이 늘면서 버스 운행시간도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대영 대구시 교통국장은 "해제구간의 교통흐름과 상권변화 등을 지켜본 뒤 나머지 구간에 대한 조정도 신중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을 해제해 도심이 활력을 되찾고 침체된 동성로를 비롯한 인근 상권이 활력을 찾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2009년 대구역네거리~반월당네거리 중앙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하고 왕복 4차로를 2차로로 줄인 대신 4m가량인 인도폭을 최대 12m까지 넓혀 버스와 이륜자동차만 상시 운행하도록 했다. 택시 운행시간도 오후 9시~다음날 오전 10시까지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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