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정관장(옛 KGC인삼공사)의 시즌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메가 파워’를 등에 업고 우승 후보를 연달아 격파하며 정규리그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막한 지 2주가 지난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팀은 단연 정관장이다. 30일 현재 정관장은 네 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승점 8점으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순위만 보면 중위권이지만 선두 현대건설(10점)과는 승점 2점 차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분위기가 좋다. 정관장은 지난 26일 김연경이 버틴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가다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 사흘 뒤인 29일에는 지난 시즌 2위 현대건설을 1시간 29분 만에 셧아웃 시켰다. 우승후보 두 팀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새 외국인 선수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와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영입한 메가왓티 퍼위티(등록명 메가)가 있다. ‘에이스’ 이소영이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관장은 7개 구단 중 공격종합 부문 2위(44.81%)에 올라 있을 만큼 화력이 좋다. 외국인 쌍포가 기대 이상으로 뜨거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가는 공격 성공률 부문 3위(46.24%)를 기록하며 이소영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워주고 있다.
박은진과 정호영이 버티는 센터진의 팀 기여도 빼놓은 수 없는 전력 상승 요인이다. 이미 양효진(현대건설)과 김수지(흥국생명)를 잇는 차세대 국가대표 센터로 기대를 받고 있는 박은진과 정호영은 지난 7월부터 이어진 국제대회에서 대표팀 일원으로 뛰며 기량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의 네트 위 장악력이 돋보인다. 정호영은 26일 흥국생명전에서 블로킹 5개, 박은진은 4개를 기록했다.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도 기록했다. 정호영은 30일 기준으로 리그 블로킹(세트당 1.071개)과 서브(세트당 0.500)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박은진은 속공(53.85%), 이동공격(42.11%) 성공률 부문에서 각각 6위다.
다만 팀 내 공격 점유율이 정호영 6.62%, 박은진 7.85%에 불과하다. 메가(41.06%)와 비교하면 매우 낮다. 주전 세터 염혜선이 이들을 활용한 속공과 이동공격 시도까지 늘리면, 정관장 공격력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소영까지 부상을 털고 복귀한다면 정관장은 ‘봄 배구’ 그 이상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정관장은 KGC인삼공사 팀 명을 달고 치른 지난 시즌 승점1 차로 아깝게 '봄 배구'를 하지 못했다.
한편 정관장은 2일 시즌 개막 후 네 경기를 모두 패하며 최하위로 처진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3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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