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분자학적 특징 기반으로 한 환자 맞춤형 치료 기대"
방광은 콩팥에서 요관(尿管)을 통해 이어지는 장기다. 콩팥에서 걸러진 노폐물을 소변으로 저장하다가 일정량이 되면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방광암은 방광에 악성 종양이 생긴 것을 말한다. 통증 없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혈뇨)이 특징이다. 방광암은 2014년 2만7,590명에서 2018년 3만7,230명으로 연평균 7.8%씩 늘면서 암 발생 10위에 올랐다.
방광암은 암세포가 방광 근육을 침범했는지 여부에 따라 비근침윤성 방광암과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나뉜다.
암세포가 방광 근육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은 항암 치료 효과를 미리 알기 어려운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근침윤성 방광암의 항암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서울아산병원 신동명(세포유전공학교실)·조영미(병리과)·이재련(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은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 60여 명을 반응성 그룹과 비반응성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인체 내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치온을 조절하는 과정이 항암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원인임을 밝혀냈다.
근침윤성 방광암은 항암 치료를 진행한 후 반응 여부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데, 항암 치료 효과가 높지 않을 때가 많아 항암 치료에 대한 내성이 있는 환자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63명의 조직을 전사체 분석법으로 조사했다. 전사체 분석법은 정상 세포와 비정상 세포의 유전자 발현 차이를 분석해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항암 치료 내성이 있는 환자의 분자학적 특징을 밝혀내기 위해 사용됐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항암 치료 내성이 있는 근침윤성 방광암 조직에서는 항산화 기능 지표인 글루타치온 조절 유전자가 많이 발현되고, 항암 치료에 반응이 좋은 조직에서는 면역 반응 유전자가 많은 것을 확인했다.
또한 미국 엠디앤더슨병원 환자를 포함한 해외 전사체 유전 정보 360개를 전사체 분석법으로 조사해도 동일한 결과를 확인했다.
이후 연구팀이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디지털 면역 조직 화학 분석 방법을 통해 방광암 조직을 분석한 결과, 글루타치온 조절 과정과 관련된 단백질이 항암 치료 내성과 관련돼 있음을 밝혀냈다.
글루타치온 조절 과정이 항암 치료 내성을 결정하는 바이오마커임을 확인한 연구팀은 글루타치온 발현 억제 약물과 항암제를 동시에 투여해 방광암 성장이 항암제만 투여했을 때보다 최대 4배까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신동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침윤성 방광암의 항암 치료 내성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규명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했다.
조영미 교수는 “앞으로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치료제가 개발되면 항암 치료 내성 근침윤성 방광암의 치료 효과를 높일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셀(Cell)의 자매지인 의학 연구·실험 분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슨(Cell Report Medicine, IF 14.3)’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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