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형투표'와 '오늘도 사랑스럽개', 주 1회 편성 한계치
방송사 최적의 선택? 정작 시청률은 '하락세'
이야기도 배우도 좋지만 편성으로 불필요한 손해를 본 예시가 있다. 바로 '국민사형투표'다. 최소 주2회 편성을 했다면 지금의 미비한 성적은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각 방송사들의 드라마 주 1회 편성이 공표됐을 땐 꽤 신선했다. 앞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주 1회 편성으로 성공적인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에 주 1회가 시청자들에게 무리 없이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단순히 주 1회 뿐만 아니라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 3회 편성도 편성의 다각화 가능성을 꾀하게 만들었다. 이에 SBS '국민사형투표'와 MBC '오늘도 사랑스럽개'가 나란히 주 1회 편성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정작 베일을 벗은 주 1회 편성 드라마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주 1회 편성 작품들 중 실패의 사례인 KBS2 '이미테이션', JTBC '알고있지만,'의 수순을 밟고 있다.
'국민사형투표'는 지난 8월 첫 방송 당시 4.1%를 기록했으나 현재 3%로 하락했다. 그나마 9회 2%대에서 소폭 상승한 숫자다. 목요극 중에서 별다른 강자가 없는 지금 '국민사형투표'가 유리한 고점을 차지하리라는 기대가 컸으나 시청자들은 오히려 외면했다. 전성기를 누리는 임지연의 활약도 초반 화제성 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총체적으로 '국민사형투표'는 장르적 재미와 편성의 간극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 시대의 시청자들이 장르물을 선호하는 이유는 스피디한 전개와 쾌감, 그리고 카타르시스다. 개탈을 쫓고 정체를 밝혀내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인데다가 반전과 충격, 극을 더욱 쫄깃하게 만드는 긴장감은 편성에 가로막히면서 다소 와해됐다.
'오늘도 사랑스럽개' 역시 차은우와 박규영이라는 청춘 스타를 내세웠으나 주 1회 편성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거기다가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KBO 중계 여파로 결방까지 하면서 공백을 더욱 길게 만들었다.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1회 2.2%로 시작했다. 3회 만에 1%로 주저앉았다. MBC는 첫 수요극으로 '오늘도 사랑스럽개'를 편성할 때 차은우의 파워를 염두에 둔 모양새지만 시청자들의 냉대가 지속되는 중이다.
업계 내에서 드라마 편성과 관련 제작비 절감이 화두로 오르면서 수목극 폐지가 언급되는 가운데 주 1회 편성이 새로운 대안처럼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슬기로운 의사생활3' '펜트하우스3'처럼 기존 팬층이 두껍고 유입까지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작품이 아니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현 시대 시청자들의 시청 트렌드를 '기다리지 않는 것'이라고 바라보면서 "요즘 시청자들은 OTT 한 번에 공개하기로 몰아보기에 익숙하다. 주 2회 방송도 OTT 플랫폼을 통해 몰아보는 추세인데 주 1회, 즉 슬로우 콘텐츠를 보는 것은 오히려 낯선 선택이 됐다. 특히 결방이 치명적인 여파를 미친다. '국민사형투표' '오늘도 사랑스럽개' 모두 결방 후 고정 시청층이 빠져나가며 시청률 하락을 보였다. 주 1회 편성이 방송사 입장에서 좋은 시도였으나, 시청자들을 설득하기에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주 1회 편성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회당 에피소드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 줄기로 관통하는 장르물, 또 로맨틱 코미디 이야기는 주 1회 편성과 적합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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