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터넷 커뮤니티서 피해 폭로
"동영상 촬영 기능 켜진 아이폰 발견"
"주점 사장이 범행 시인했다고 들어"
경찰, 주점 관계자 등 대상으로 수사
휴대폰 불법촬영. 게티이미지뱅크
부산 광안리 일대 한 주점 화장실에서 업주가 불법 촬영을 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광안리 이자카야 몰래카메라 피해자입니다'라는 20대 여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8시쯤 친구와 함께 광안리 해수욕장 근처 골목에 있는 한 주점 화장실을 이용하다 불법 촬영 카메라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주점에 있는 동안 화장실을 3, 4번 정도 들렀다"며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앉는 순간 물건이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뒤를 돌아보니 동영상 촬영 기능이 켜져 있는 아이폰이 있었다"며 "바로 친구와 휴대폰을 확인하니 한 남성이 휴대폰을 설치하는 장면이 찍힌 영상도 있었다"고 했다. A씨 일행은 곧장 경찰에 신고하고 가게 밖에서 경찰을 기다렸다.
A씨는 "친구가 말하길 영상 속 (휴대폰을 설치하던) 남성이 가게 사장이라더라"며 해당 주점 사장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고 가게에는 우리 일행밖에 없어서 경찰이 오는 동안 두려움에 떨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주점 사장이 경찰에 범행을 인정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주점 사장이 경찰 측에 처음에는 본인 휴대폰이 아니라고 했다가, (진술서 작성을 마친) 우리 일행이 떠나고 나서야 본인 것임을 인정했다는 얘기를 경찰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사장이 경찰에 휴대폰 비밀번호를 알려줘 영상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휴대폰에는 A씨의 신체 일부가 찍힌 영상이 발견됐다. A씨는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며 "술에 취해 이 휴대폰을 못 봤거나 다른 사람 것인 줄로만 알고 사장에게 전해줬다면 영상은 언제든지 퍼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말 못 하고 울기만 하다가 경찰서를 나왔다"고 덧붙였다.
A씨는 "우리가 진술서를 작성하고 기다리던 와중에도 사장은 술값을 입금하라며 경찰을 통해 계좌번호까지 남겼더라"며 "그 상황에 입금하라고 연락한 게 기가 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더 있을 수도, 앞으로 더 생길 수도 있다는 상황이 너무 싫다"고 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 업주와 주점 관계자 등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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