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시민 2149명 대상 온라인 설문
52.5% "1개 이상 정신건강 문제 겪어" 응답
서울시민 2명 중 1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나 우울, 불면증 등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청년층(19~39세)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응답이 중장년층(40~64세)이나 노년층(65~74세)에 비해 높았다.
30일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서울시민 정신건강 실태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52.5%가 1개 이상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74세 서울시민 2,149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결과다.
정신건강 문제 중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33.8%로 가장 높았고, 우울(26.2%), 불면증(19.0%), 불안(16.8%), 알코올 사용장애(16.5%) 등의 순이었다. 생애주기별로 나눴을 때는 청년층에서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불면 등 모든 정신건강 문제의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중장년, 노년 순으로 낮아졌다.
다만 생애주기별로 특징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예컨대 우울 문제의 경우 청년과 중장년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미취업 상황에서 주로 스트레스를 받는 반면 노년층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나 본인의 신체적 질병에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리는 시민 절반 이상은 전문기관 상담 등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 방법을 묻는 질문에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해결한다(49.2%)’, ‘가족ㆍ친구ㆍ지인에게 이야기한다(40.3%)’는 응답이 많았고,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다’는 13.1%에 그쳤다.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는다’는 답도 16.2%였다. 도움을 받지 않는 이유로는 ‘그냥 나아질 것 같아서’가 47.3%로 가장 높았고,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 ‘비용 부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민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응하려면 중증 정신질환자나 자살 고위험군 등 전통적인 대응 체계를 넘어선 확장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은 기존처럼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되 일반 시민의 정신건강 문제는 보건소, 서울시 심리지원센터 등 보건ㆍ복지 시설에서 다룰 수 있도록 체계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일반 시민들이 정신건강에 대해 덜 무겁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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