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보다 2, 3배 비싸게 김치 등 팔아넘겨
강매로 이호진 전 회장 일가 33억 원 부당이득
최근 횡령 등 혐의로 이 전 회장 압수수색
'광복절 특사' 이 전 회장 오너리스크 지속 평가
횡령·배임 혐의로 24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태광그룹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연합뉴스
태광그룹 전 임원이 총수 일가 소유 회사의 김치와 와인을 계열사들에 강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박혜정 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에게 26일 벌금 4,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총수 일가 회사가 부담해야 할 적자가 다른 계열사로 전가될 수 있는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회사의 적자를 개선하려고도 하고, 직접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2014~2016년 총수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업체 티시스에서 생산한 김치를 시가보다 2, 3배 비싼 95억5,000만 원에 계열사 19곳에 판매한 혐의로 2021년 8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 시기 총수 일가 소유의 회사 메르뱅에서 46억 원 상당의 와인을 강매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로 인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가 얻은 부당이득금은 33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강매 사실을 적발해 이 전 회장과 김 전 실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21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검찰은 그러나 수감 중이던 이 전 회장이 관련 상황을 보고받거나 강매를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전 실장만 재판에 넘겼다.
한편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과 관련해 24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에 있는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과 이 전 회장 자택, 경기 용인시 태광CC 골프장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태광그룹은 경찰의 수사 대상이 이 전 회장의 공백 기간 동안 그룹 경영을 맡았던 전 경영진의 비위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 전 회장의 오너리스크는 진행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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