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학교 찾아가 옛 스승에 흉기 휘두른 20대에 징역 20년 구형

"피해자 한쪽 손 못 쓰는 후유장애, 죄질 불량"

대전지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찰이 망상에 사로잡혀 모교를 찾아가 옛 스승에게 흉기를 휘두른 2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최석진)는 26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재판부에 징역 20년과 전자장치 부착 20년 및 보호관찰 5년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학교에서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그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이로 인해 피해자는 한쪽 손을 쓰지 못하는 후유 장애를 입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 변호인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폭행당하며 자란 불우한 가정환경과 성장과정이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쳤고, 범행 당시 피고인은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수감생활을 하면서 크게 후회,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정신질환은 범행 동기에만 영향을 미쳤을 뿐, 범행 후 전화번호를 변경하거나 수일 전 여권을 신청하는 등 도피 정황도 있는 계획범죄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반박했다.

A씨는 8월 4일 오전 10시쯤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 B(49)씨의 얼굴과 옆구리, 팔 등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경찰에서 고교 재학 시절 B씨를 포함한 여러 교사들로부터 집단 괴롭힘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이상 동기에 의한 계획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23일 열린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