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공석 사태 22일 만에 하원 정상화
취임서 밝힌 첫 안건은 이스라엘 지원안
"임신중지·성소수자·우크라에 반감 성향"
미국의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공백 상태가 천신만고 끝에 해소됐다. 미 하원은 25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 4선 하원의원이자 ‘친(親)트럼프’ 성향인 마이크 존슨 의원을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지난 3일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공화당 강경파의 주도로 해임돼 하원의장 공석 사태가 발생한 지 22일 만이다.
AP통신·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존슨 의원은 이날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재석 의원 429명 중 공화당 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를 얻으며 과반을 획득해 당선됐다. 민주당 소속 재석 의원 209명 전원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원의장 공백 상황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내분으로 3주 이상 지속됐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백악관·민주당과 손잡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을 막기 위한 임시 예산안을 처리하자, 공화당 강경파 의원이 이에 반발하며 단독 제출한 해임결의안이 이달 3일 부결 전망을 뒤집고 가결되면서 하원의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이후 공화당에선 하원의장 후보를 3명이나 뽑았지만, 온건파와 강경파 간 대립이 이어지며 모두 의장으로 선출되지 못한 채 후보직을 내려놨다. 그리고 24일 밤 공화당의 네 번째 후보로 선출된 존슨 의원이 결국 신임 하원의장에 오르게 됐다.
현재 하원은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요청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긴급 안보예산을 심의,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셧다운 위기 해소를 위해 다음 달 임시 예산 기한 종료 전까지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날 하원의장 취임 연설에서 존슨 의원은 “중동에서 우리의 동맹이 공격받고 있다”며 이스라엘 지원안을 첫 번째 안건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의원은 당내에서도 손꼽히는 ‘친트럼프’ 인사다. 헌법 전문 변호사 출신인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 인준에 반대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당시 트럼프 측 변호인단에도 참여했다. 공화당 내 초강경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은 아니지만, 주요 이슈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입장을 내놓았다. 임신중지(낙태)에 대한 형사 처벌을 옹호하고, 성소수자 관련 사안에서도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성적 정체성 및 성적 지향 교육 금지 등을 주장했다. WP는 “존슨 신임 의장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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