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업경영 분석 결과
원자재 가격에 금리까지 올라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42.3%
한 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줄고, 대출 금리는 오르면서 빚에 허덕이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전년(17%)보다는 매출액 증가율이 꺾였지만, 석유정제·코크스,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과 전기가스, 건설업 등의 단가가 오르고 수출이 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한은은 국세청에 법인세를 신고한 비금융기업 91만206곳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문제는 수익성과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난 결과,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년(5.6%)보다 낮은 4.5%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에 고금리 충격이 겹치면서 금융비용 부담도 커졌다. 이에 영업이익으로 갚을 수 있는 이자비율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1년 사이 487.9%에서 348.6%로 크게 하락했다.
무엇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도 안 되는 기업이 조사 대상(46만8,248개)의 42.3%에 달했다. 전년(40.5%·조사 대상 44만5,456개)보다 비중이 1.8%포인트 늘어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숫자로 환산하면 약 19만8,000개 기업은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할 만큼 재무 상태가 부실했다는 뜻이다. 이성환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나빠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빚 의존도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전체 기업 부채비율은 122.3%로 전년보다 2%포인트 상승했고, 총 자본 중 외부 조달자금 비중을 뜻하는 차입금의존도(31.3%)도 1.1%포인트 올랐다. 둘 다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낮아졌지만,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영업 손실과 차입금 증가로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 부채비율이 크게 늘면서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전 산업 부채비율은 2021년 119.1%에서 지난해 118.5%로 오히려 하락했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29.9%에서 30.4%로 0.5%포인트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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