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폭행 당일 방과후수업 전에도 맞아"
학폭위 출석해 진술했으나 심의 대상 미포함
김승희 전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같은 학교 1년 후배를 때려 ‘전치 9주’ 상해를 입혔다는 의혹과 관련, 폭행이 당초 알려진 2건 외에 1건 더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학생 측이 이 사실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 출석해 진술했지만 심의 대상엔 포함되지 않았다. 학폭위 가해자 처분 때 상습 폭행인지를 평가하는 ‘지속성’ 부문에서 최하점에 가까운 1점 부여가 적절했는지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2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학생은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학폭위 당일에 심의가 열리기 전 “방과후수업 직전에도 맞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당초 학폭위에 접수된 폭행은 7월 10일과 7월 17일 방과후수업 직후 등 두 차례였다. 최초 신고 당시엔 방과후수업 직전에도 폭행당한 사실을 잊고 있다가 뒤늦게 기억했다는 게 피해학생 변호인 측 설명이다.
피해학생 법률대리인 황태륜(법무법인 서린) 변호사는 본보 통화에서 “(추가로 말한 폭행은) 방과후수업 직후 폭행처럼 똑같이 화장실 변기 커버에 앉아 눈을 감고, 손을 뒤로 한 뒤 얼굴과 눈을 맞았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심의 당일 출석해 이에 대해 진술했고, 심의 위원들의 구체적인 질의응답까지 이뤄졌다고 한다. 학폭위 심의 위원은 학부모를 비롯해 교원 재직 경험 등 2년 이상 경력자, 판사ㆍ검사ㆍ변호사ㆍ경찰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학폭위는 이미 접수된 폭행 2건에 대해서만 심의해 5개 지표(각 0~4점 부여) △고의성(3점) △심각성(4점) △지속성(1점) △반성 정도(3점) △화해 정도(4점)에 따라 총점 15점, ‘학급 교체’ 처분을 내렸다. 16점 이상이면 ‘강제 전학’이지만 1점 차로 면한 것이다.
지속성 점수가 1점인 게 계속 논란이다. 황 변호사는 “폭행이 1주일 간격으로 벌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방과후수업이 1주일에 한 번 열린다는 걸 감안하면 2회 연속, 만날 때마다 때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학급 교체’ 처분에 대해서도 “교육청이 아이를 포기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몇 년 같은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피해학생이 방과후수업을 받거나 3학년 화장실에 갈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피해학생 측은 심의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도 지속성 점수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서울 지역 한 학폭 전문 변호사는 “폭행ㆍ폭언의 양, 가해학생에 내재된 폭력성, 재범 가능성을 보면 지속성은 3점 이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김 비서관 딸은 앞서 5월 말에도 학폭에 연루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비서관 딸이 같은 반 친구에게 끝까지 사과를 강요해 받아낸 일이 발단이 됐다. 피해 학생이 집에 가서 억지로 사과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 해당 부모가 학교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A양이 본인 잘못을 인정해 사과했고, 피해 학생도 받아들여 학폭위엔 접수되지 않았다. 두 학생은 화해중재 프로그램 이수 후 화해에 합의해 학교장 재량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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