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자스민그룹과 전략적 협약으로 기술 지원
'AI 주권' 노리는 여러 국가로 AI 진출 확산 기대
KT가 직접 만든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이 태국에 진출한다. 태국 대표 정보통신 기업 자스민그룹과 협력해 믿음을 활용한 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구축하기로 했다. 세계적 규모의 대형 기술기업(빅테크) 위주로 짜이던 AI 시장에서 개별 국가를 위한 생성형 AI를 마련하는 움직임을 파고든 성과다.
22일 KT에 따르면, 김영섭 KT 대표와 피트 보다라믹 자스민그룹 총수가 19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만나 믿음의 태국·동남아시아 사업화 논의를 본격화했다. 앞서 9월 KT와 자스민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분야 계열사인 JTS 사이에 태국 및 동남아시아 전용 LLM을 공동 구축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두 회사는 내년 상반기에 자스민그룹의 자회사인 통신사 자스텔이 추진하는 신규 데이터센터(IDC)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팜을 구축하고 하반기부터 태국어 전용 LLM을 구축하기로 했다. AI 인프라와 모델, 응용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한 번에 챙기는 'AI 풀스택' 전략을 취해 온 KT는 믿음을 앞세워 자스민그룹의 LLM 구축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한다.
KT에 따르면, 믿음의 해외 진출은 한국에서 만든 초거대 AI로는 첫 사례다. KT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고 국가별로 자체 LLM을 구축해 일명 '소버린 AI'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며 "그 흐름을 파고들어 기회를 따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버린(주권) AI란 AI에서도 각 국가의 자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등이 DL AI 개발을 이끌면서 영어로 된 자료로 공부한 AI가 다른 국가의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을 담은 표현이다. 대표적 초거대 AI인 'GPT-3'의 경우 전체 학습 자료에서 영어 자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92.6%에 이르고 한국어는 0.016%, 태국어는 0.01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자스민그룹이 태국어 전용 LLM을 통해 AI 주권을 확보하도록 돕는 한편 다른 국가에서도 사업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보다라믹 회장은 "KT는 AI 산업의 기술 및 노하우를, 자스민그룹은 동남아시아에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고 이해도가 높다"며 "두 회사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AI 사업을 함께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섭 대표는 "이번 협력으로 자스민그룹과 태국의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AI 시장 공동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