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최다' DL그룹 회장도 증인 채택
17일 불참 대유위니아 회장 재출석 통보
노동자들이 안전사고로 잇따라 사망한 기업의 회장들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식품업체 SPC그룹 허영인 회장과 건설회사 DL그룹 이해욱 회장이 26일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근 하청업체 배달 노동자가 새벽 배송 중 사망한 쿠팡CLS의 홍용준 대표도 증인으로 나온다.
국회는 허 회장에게 SPC그룹에서 반복된 노동자 사망 사건을 따질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SPC 계열사인 SPL 평택 공장에서 일하던 박선빈(23)씨가 식품 혼합기에 끼여 사망했고, 10개월 뒤인 지난 8월에는 SPC 계열사인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반죽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당초 야당은 지난 12일 고용부 국정감사에 허 회장을 증인으로 세우려 했지만, “총수 망신주기는 피해야 한다”는 여당의 반대로 이강섭 샤니 대표만 나왔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며 국민의힘이 찬성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허 회장을 국회로 부르게 됐다.
DL그룹 계열사로 ‘e편한세상’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DL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이다.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8명이 숨졌다. 최근 경기 군포에서 새벽 배송을 하다 사망한 60대 쿠팡 하청업체 노동자 사건과 관련해 홍용준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쿠팡 측은 고인이 쿠팡 근로자가 아니라 하청업체 소속이라고 강조했지만, 노동계는 쿠팡이 과도한 물량 배송을 요구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환노위는 553억 원 규모의 임금체불 사태가 발생한 대유위니아 그룹의 박영우 회장에게도 재출석을 요구했다.
이들이 실제 국회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국회에 채택된 증인이 불출석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대기업 회장들은 해외 출장,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국회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벌금을 내곤 했다. 박영우 회장도 지난 17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 악화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재출석 통보를 받았다. 26일은 고용부 국정감사 마지막 날로, 이날 증인이 나오지 않으면 추가 신문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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