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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추궁에 "공범 있다" 실토... 유튜브서 시작된 '차량리스료 사기'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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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거듭된 추궁에 "공범 있다" 실토... 유튜브서 시작된 '차량리스료 사기' 전말

입력
2023.10.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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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맡기면 리스료 반 내줄게" 미끼
유튜브 사기수법 본 피해자 신고로 덜미
檢, 조직적 범행 밝혀내... 공범들도 기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거 사기일 수도 있겠는데?"

리스 중개업체 T사를 통해 금융업체와 자동차 리스계약을 맺고, 매달 업체로부터 리스료 절반을 지원받던 A씨는 지난해 유튜브에서 자신과 비슷한 계약을 했다가 사기를 당한 피해자 동영상을 보고 불안감이 가시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리스료 지원금은 연체되기 시작됐고, 업체 측에 문의할 때마다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러다 3년 계약이 끝나면 돌려주겠다던 보증금마저 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소문해 보니 비슷한 처지의 피해자들이 더 있었다. 함께 항의해도 T사 측은 똑부러진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경찰 고소밖에 방법이 없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22명, 피해 규모는 수억 원이나 됐다. 경찰은 수사를 거쳐 T사 대표 함모씨를 사기 혐의로 7월 구속송치했다.

수법은 교묘했다. T사는 ①업체를 통해 캐피털 회사와 리스계약을 체결하고 ②T사에 차량대금 일정 비율을 보증금으로 맡기는 ‘이면계약’을 하면 ③리스료 절반 이상을 매월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④보증금은 계약 만료 시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반값 리스료만 내고 보증금까지 돌려준다니 누가 봐도 솔깃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계약당 1,000만~5,000만 원 상당의 보증금을 가로채기 위한 미끼였다.

함씨는 애초 '단독범행'임을 주장했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믿지 않았다. 자동차 관련 업계에 종사한 경험도 없는 그가 사기 전 과정을 혼자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휴대폰 포렌식과 계좌추적 등을 거쳐 드러난 허점을 추궁하자, 함씨는 그제야 "각각 고객 유치와 범행 전반을 관장한 2명이 따로 있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초기 자본금 100만 원을 대고 돈만 관리하는 이른바 '바지사장’에 불과했다.

다른 용의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일당은 S사에서 배운 사기 수법으로 직접 판을 짠 것으로 드러났다. 세 사람은 처음부터 함씨가 불법 수익 몫을 두 배로 챙기는 대신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지고 나머지는 도주한다"고 합의했다. S사 사기 사건이 화제가 돼 피해자 항의가 빗발치자 "유튜브도 난리라 신규 유치는 어려우니, 호구 같은 기존 고객들한테서 더 뜯어야 한다"고 논의한 정황도 나왔다.

나머지 일당도 도망 우려가 커 모두 구속됐다. 수원지검 여주지청 임주연 검사는 함씨에 이어 두 사람을 지난달 21일 사기 혐의 공범으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피해자 22명을 속여 5억3,000만 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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