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25m에 제작 비용만 약 50억 원
"한국은 세계 유일 분단국, 평화 절실"
“한국은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입니다. 제가 만든 노아의 방주가 이 나라에 평화를 가지고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바로 방주를 만든 목적이니까요.”
길이 125m에 너비 29m, 높이 23m. 실내 면적만 1만6,528㎡(약 5,000평). 히브리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Noah’s Ark)와 똑같은 크기로 방주를 제작한 네덜란드 목수 요한 휘버스(65)가 '필생의 창작물'인 방주를 한국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휘버스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아의방주유치위원회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노아의 방주를 만들게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휘버스가 방주를 만들겠다고 처음 결심한 건 약 30년 전. 서점 직원이었던 그는 우연히 노아의 방주에 관한 책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꿈속에서도 방주가 나올 정도여서 직접 방주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정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는 건축업과 창고 임대업으로 예산을 마련해 2005년 '1호 방주'를 제작했다.
하지만 만들고 보니 성서에 나오는 규격보다 작아서 성에 차지 않았다. "방주 만들 돈이 있으면 차라리 여행을 가라"는 아내의 비아냥도 그를 막지 못했다. 휘버스는 본인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재산을 처분하고, 친척들에게 돈까지 빌려 약 5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6년 동안 방주 제작에 몰두했다. 그렇게 2014년에 탄생한 것이 이번에 한국에 기부한 방주다. 현재 네덜란드 서남부 도르 드 레흐트 항구에 정박되어 있고, 실제 물에 뜰 수 있는 배다.
휘버스는 2017년 이미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국에 방주를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이스라엘과 두바이에서 방주를 유치하겠다는 제안도 거절했다. 다만 거대한 크기의 방주를 지구 반대편까지 옮기기 위해 수십억 원의 비용이 필요해 잠시 보류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번에 유치위원회 측과 협의 끝에 예산 지원을 받아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이송 절차를 밟게 됐다. 방주를 둘 부지나 당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 있지만, 그의 눈은 굳건한 희망으로 반짝였다. 제대로 된 장소에 설치만 된다면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찾아올 거라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
"저는 가능할 거라고 믿습니다. 노아의 방주가 한국에서 세계적인 평화 콘텐츠로 발전하길,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