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성장동력 해외사업 확대 '글로컬 지역금융'
포브스 선정 '세계최고은행' 지방은행 중 유일
디지털 영업환경 구축으로 금융시장 변화 대응
당기순이익 13.5% 지역 환원 '지역 동반 성장'
4차 산업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경제 침체와 디지털금융 활성화, 핀테크(금융기술)ㆍ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 등의 등장으로 지방은행이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 관계형금융(재무ㆍ신용등급 등 정량적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에 대한 지속적 거래ㆍ접촉ㆍ방문 등으로 얻은 비계량적 정보를 바탕으로 지분투자, 장기대출 등을 지원하는 방식)과 지역민의 충성도를 기반으로 시중은행보다 나은 성과를 내던 호시절은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가 됐다. 빈대인(63) BNK금융지주 회장은 13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변화로 영업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지역밀착형 대면 영업 중심인 지방은행은 무한 경쟁체제로 치닫고 있다”며 “지역 기업과의 상생 경영을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컬’ 지역금융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3월 취임한 빈 회장은 ‘새로운 BNK’를 만들기 위한 핵심과제로 지주사 역할의 재정립, 조직과 인적 쇄신을 통한 경영 효율화,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 고객 중심의 상생금융 역할 확대를 꼽았다. 취임 직후 기존 중장기 계획인 ‘그로우(GROW ) 2023’을 대체할 3년, 5년, 7년 단위의 새로운 청사진을 수립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그로우 2023’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지주와 자회사의 중장기 경영 계획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기업문화 혁신과 그룹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과제도 포함해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강화 의지도 내비쳤다. BNK금융은 현재 중국, 베트남, 미얀마, 인도,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라오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9개 국가에 은행 지점 3개와 사무소 4개, 캐피털 현지법인 6개를 두고 있다. 과거 계열사를 설립하는 확장 방식으로 해외사업을 진행해온 것과 달리 앞으로는 인수합병(M&A) 및 지분투자, 계열 간 시너지 사업을 병행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인터뷰 이후 베트남으로 출국한 빈 회장은 16일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T&T그룹과 금융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관계를 확대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T&T그룹은 금융, 부동산, 에너지, 운송 등 200여 개 계열사를 보유한 베트남 대표 기업으로 베트남 10대 상업은행인 사이공-하노이은행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다. “다양한 해외기업과 협력해 수익을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한 빈 회장의 전략적 행보 중 하나로 풀이된다. 그는 “베트남을 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전략 국가로 선정하고 현지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BNK금융은 지난 4월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전 세계 3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최고의 은행 2023’에서 국내 10위로 지방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려 국제경쟁력도 입증했다.
회장 직속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금융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대응에도 적극적이다. 빈 회장은 부산은행 부행장 시절 디지털 금융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화 등을 총괄하는 미래채널본부장을 지냈다. 2016년에는 지방은행 최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썸뱅크’ 출시를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모바일 고객경험(UI/UX) 개선 체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영업환경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들이 지역 기반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영업기반으로 확대해 나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BNK금융이 최근 5년간(2017~2021년) 지역사회공헌 활동에 투입한 금액은 3,600억여 원으로 그룹 당기순이익의 13.5%에 달한다. 지주 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합동팀(TF)’ 설치를 시작으로 2030부산월드엑스포적금 등 박람회 기원 상품 출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영상물 제작, 부산도시철도 테마열차 홍보 등 지역 최대 현안인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지역금융의 역할을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금융’으로 정의한 빈 회장은 “앞으로도 지역상생을 최우선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리=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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