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폭발, 테러 그룹 로켓 오발" 안보 지원 재확인
"분노로 실수 말라" 미, 이라크 침공 가리킨 듯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내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 "이스라엘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이스라엘 동의를 이끌어내는 한편,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과잉 보복 자제를 주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내각을 만난 뒤 개최한 단독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 "가자 내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여러분(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쪽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병원 참사에 대한 이스라엘의 입장을 재차 지지한 것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병원 폭발을 두고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 오폭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 의사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후반 의회에 이스라엘 방어 지원을 위한 전례 없는 지원 패키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대만 등에 대한 안보 지원 예산으로 1,000억 달러(약 136조 원) 규모를 의회에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가자지구 남부로 구호 물품이 이동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 후 전용기 내에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한 뒤 "그는 우선 최대 20대의 트럭을 (라파 검문소로) 통과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허용을 요청했고, 이스라엘도 식량과 물, 의약품 등에 한정해 가자지구 반입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가 존엄과 평화 속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며 "이는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개의 국가로 병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스라엘판 9·11 테러'로 불리는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관련, "정의는 실현돼야 한다"면서도 "분노를 느끼되 그것에 휩쓸리지 말라. 9·11 이후 미국은 정의를 찾았으나 우리는 실수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수'가 무엇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실수'는 과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가리키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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