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3주기 맞아 한국경영학회 추모 학술대회
"이건희는 미래 내다본 전략가이자 사상가...베이브 루스 닮아"
삼성이 미래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2의 신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직원들에게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뼈를 깎는 혁신을 주문한 지 30년. 삼성그룹 매출은 41조 원에서 지난해 448조 원으로 10배 넘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성장한 삼성을 어떻게 평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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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교수 "말을 행동으로 옮긴 이건희, 베이브 루스 닮아"
삼성이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다가오는 이 회장의 3주기(10월 25일)를 맞아 업적과 경영 철학 등을 재조명하고 신경영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로저 마틴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이 회장을 가리켜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보유한 전략 이론가이자 통합적 사고에 기반해 창의적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통합적 사상가"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발판이었다. "삼성이 안 변하면 영원히 국가적으로 2류가 될 것"이라며 이 회장이 모든 분야의 질적 성장을 통한 품질 경영을 채찍질했기 때문이다.
마틴 교수는 이 회장이 '메이저리그의 전설'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회장은 반도체·스마트폰 등 사업에서 공언한 목표를 이뤄냈다"면서 "베이브 루스가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을 치겠다고 말하고 실제로 친 것과 같지 않느냐"고 했다. 수많은 리더가 목표를 제시하지만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리더는 많지 않다는 뜻이다.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경영대 교수도 "삼성이 30년 전 신경영 선언으로 '영원한 위기 정신', '운명을 건 투자', '신속하고 두려움 없는 실험' 등을 시도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봤다.
"삼성의 미래 위해 제2의 신경영 필요"
삼성의 미래에 대한 제언도 쏟아졌다. 마틴 교수는 "삼성처럼 고속 성장한 기업은 대규모 조직 관리를 위한 표준화 제도를 도입하면서 직원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건전한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삼성이 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패트릭 라이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 교수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선 이 회장 리더십을 계승하고 개발하되 사업 임팩트를 위한 새로운 인사 시스템과 전략적 인력 운영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의 신경영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 과거 대비 삼성에 대한 신세대의 전반적 관심도는 줄었다"고 진단했다. 그 대안으로 구 교수는 ①신세대를 포용하는 '디지털 경영' ②취향 시대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성 경영' ③인간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한 '인권 경영' 등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국내외 석학과 삼성 관계사 임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은 19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음악회를 열어 추모 분위기를 이어간다. 추모 음악회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25일 경기 용인 선영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참석하는 추도식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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